“작심삼일, 당신 탓 아냐”…뇌의 이런 ‘생존 본능’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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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헬스장은 운동을 결심한 사람들로 붐비고 서점에서는 어학 교재가 많이 팔린다. 하지만 우리는 이 뜨거운 열기가 조만간 식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일부 사람의 굳은 결심은 사흘이나 일주일을 넘기기도 쉽지 않다.
매년 반복되는 상징적인 차원의 ‘작심삼일(作心三日)’ 굴레 앞에서 우리는 자신의 나약한 의지력을 탓하며 자책하곤 한다. 하지만 뇌과학자들은 작심삼일이 의지력 부족 탓이 아니라, 급격한 변화를 거부하고 에너지를 아끼려는 뇌의 ‘생존 본능’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람의 뇌 구조 자체가 새로운 결심을 ‘위협’으로 간주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종전 연구 결과를 보면 작심삼일의 주범은 뇌의 구조적 갈등이다. 우리가 새해 결심을 하고 계획을 세우는 기능은 뇌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대뇌피질(이성적 뇌)’이 담당한다. 반면 생명 유지와 본능, 습관은 뇌 안쪽의 ‘대뇌변연계(본능적 뇌)’가 관장하며 변화를 매우 싫어한다.
새로운 행동을 하려면 평소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생존을 최우선으로 하는 뇌는 이를 ‘비상사태’로 인식해 거부 반응을 일으킨다. 운동하러 가는 게 귀찮아지고, 공부를 하려고 하면 잠이 쏟아지는 것은 뇌가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보내는 강력한 저항 신호다. 이를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한다. 결국 작심삼일은 게으름 탓이 아니라,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뇌의 치열한 방어 메커니즘 때문에 발생하기 쉽다.
그렇다면 작심삼일을 극복하고 새로운 습관을 정착시키는 데는 얼마만큼의 시간이 ‘산술적으로’ 필요할까? 이와 관련해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유럽 사회심리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Social Psychology)》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2009년)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참가자 96명을 대상으로 특정 행동을 매일 반복하게 한 뒤, 그 행동이 의식적인 노력 없이도 자연스럽게 수행되는 시점, 즉 자동화되는 시점을 추적 관찰했다.
연구 결과, 새로운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잡는 데는 평균 66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에 따라 짧게는 18일에서 길게는 254일까지 차이가 났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두 달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새로운 행동을 반복해야 뇌의 신경 회로가 완전히 재구성(재배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뇌과학적 관점에서 사흘이나 일주일 만에 어떤 결심을 포기하는 것은 습관 형성의 임계점에 이르기 전에 뇌의 저항에 무릎을 꿇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뇌를 속일 수 있는 좋은 방법…변화라고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작은 목표’ 세우는 것
무리한 목표 설정이 실패를 부르기도 한다.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과 자넷 폴리비 교수는 이를 ‘헛된 희망 증후군(False Hope Syndrome)’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능력이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한 달에 10kg 감량’이나 ‘하루 3시간 영어 공부’ 같은 과도한 목표를 세우면, 뇌는 도파민(보상 호르몬)을 미리 분비해 기분 좋은 흥분 상태를 만든다. 하지만 막상 실행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어려움을 겪으면 도파민 분비가 급격히 중단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솟구치며 목표를 포기하게 된다.
뇌 전문가들은 작심삼일을 극복하는 데 좋은 방법으로 뇌를 속이는 ‘아주 작은 행동’을 꼽는다. 뇌가 변화라고 눈치채지 못할 만큼 사소한 목표를 세우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목표를 ‘매일 1시간 운동’ 대신 ‘팔굽혀펴기 1회’로 낮추면, 뇌의 편도체(공포와 불안 담당)가 경보를 울리지 않아 저항 없이 행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행동설계연구소에 따르면 동기 부여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수시로 변한다. 따라서 의지력에 기대지 않고, 아주 작고 사소한 행동(Micro Habit)을 기존의 일상에 끼워 넣는 전략을 쓰면 뇌의 저항을 막아 어떤 습관을 만들 수 있다.
올해도 너무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는지 되돌아보자. 만약 그렇다고 생각되면, 뇌가 잘 눈치채지 못할 만큼 작은 변화부터 다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66일 뒤에는 완전히 달라진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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