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네타냐후 9개월만에 겨우 만나주는 바이든…"백악관에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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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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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무력화 입법 등 우려로 유엔총회 기간 회담하기로"

"이스라엘 상황 주시…올 연말엔 워싱턴 초청 예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기간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기로 했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해 연말 재집권한 뒤 약 9개월 만에 이뤄지는 첫 대면 회동으로, 양국의 긴밀한 동맹 관계를 감안할 때 양국 정상의 만남이 늦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나길 원했던 네타냐후 총리로선 유엔에서의 회동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재집권 후 백악관의 초청을 받지 못한 네타냐후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동이 이뤄지도록 워싱턴 주재 자국 대사를 압박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참모진 사이에서도 회담 장소를 백악관으로 할지, 뉴욕으로 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정치적 측면, 외교 정책적 고려 사항 등을 놓고 오랜 내부 논의 끝에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를 백악관이 아닌 뉴욕에서 만나기로 결정했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 3명을 인용해 전했다. 회동 날짜는 오는 22일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논평하지 않았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5일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 때문에 백악관 회동이 어렵게 됐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밖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보려 하는 것은 단순히 일정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사법부 무력화 입법 등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초강경 우파 정부의 논란 투성이 정책 등이 백악관의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미국 정부 당국자들은 전했다.


한 당국자에 따르면 백악관 집무실 회동에 반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일부 참모진은 집무실 회동이 사법 정비 등 네타냐후 정부의 정책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과 관련해 잘못된 신호를 보낼 것을 우려했다.

이스라엘인들과 미국 유대인들이 백악관 회동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고위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는 것은 민주당 내에서 대통령에게 정치적 손해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백악관 참모진 사이에 많았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사법부 무력화 입법,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확장 등을 강행해 바이든 행정부와 갈등을 빚었다. 이스라엘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사법부 무력화 입법에 대해선 미국 내 유대인들은 물론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 민주당 당원들도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이 아닌 뉴욕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기로 한 것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관계 정상화 등 현안을 논의하면서도 양국 관계가 평소와 다를 바 없다는 신호는 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절묘한 타협안이라는 게 미국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그 대신 백악관은 네타냐후 총리를 올해 말에는 워싱턴에 초청할 것이라는 입장을 네타냐후 총리 측에 전달했다고 당국자들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고위 당국자는 "백악관이 앞으로 몇 주간 이스라엘의 사법 정비 입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상황을 지켜보길 원한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