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밥상물가 더 오르나, 유가 급등에 생산자물가 16개월래 최대폭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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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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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선행지표 생산자물가 전월比 0.9% 상승

2개월 연속 오름세, 16개월래 최대폭 올라

국제유가 연중 최고치 경신, 물가 상승압력

'물가안정' 한국은행도 인상 고민 깊어질 듯



추석을 앞두고 물가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9% 올라 16개월래 가장 큰 폭 상승했다. 국제유가 급등에 수출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모두 오르면서 향후 소비자물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4·4분기 물가상승률 수준을 3% 안팎으로 전망했던 한국은행도 통화정책 운용에서 '유가 급등'이라는 변수를 안게 됐다.


■ 국제유가 급등에 생산자물가 한달새 0.9%↑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물가지수 잠정통계에 따르면 121.16(2015년=100)으로 전월대비 0.9% 올랐다. 지난 7월(0.3%)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 지난해 4월(1.6%)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전년동월대비로도 1.0% 올라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농림수산품, 서비스 생산자물가 오름세가 이어졌다. 농림수산품은 전월대비 7.3% 올랐다. 수산물이 보합을 나타낸 가운데 농산물이 한달새 13.5%, 축산물이 1.5% 각각 올랐다. 서비스는 운송서비스(0.8%), 음식점및숙박서비스(0.4%) 등이 올라 전월대비 0.3% 상승했다.


공산품은 석탄및석유제품(11.3%), 화학제품(1.4%) 등이 올라 전월대비 1.1% 상승했다. 산업용도시가스가 5.8% 하락한 영향으로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은 0.5% 내렸다.


특히 밥상물가와 직결되는 품목의 오름세가 가파르다. 추석을 앞두고 배추(112.7%), 시금치(56.7%) 등 농산물이 전월대비 큰 폭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해보면 사과가 41% 올랐고 쌀도 14.4% 큰 폭 상승했다. 공산품 중에서는 경유가 한달새 17.4% 뛰었다.


서비스 물가는 호텔이 전월대비 7.3%, 휴양콘도가 18.2% 각각 올랐다. 시내버스(7.7%), 국제항공여객(2.4%) 등 운송부문 생산자물가도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지수를 결합해 산출한 8월 국내공급물가는 전월대비 1.4% 상승했다. 원재료(5.1%), 중간재(0.9%), 최종재(1.2%)가 모두 올랐다.


유성욱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집중 호우에 농산물이 크게 올랐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탄및석유제품 상승폭이 컸다"면서 "국제유가 오름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지수에 다양한 품목이 포함돼 있어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수출입물가도 두 달 연속 상승세다. 지난달 수입물가는 전월대비 4.4%, 수출물가는 4.2% 각각 올랐다.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미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 종가는 배럴당 91.48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94.43달러로 마감해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 들썩이는 물가.. 한은 "상당기간 긴축"

유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물가안정을 통화정책 목표로 하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4%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를 웃도는 데다, 한국은행의 물가상승률 전망의 전제가 되는 유가가 예상 밖으로 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은 8월 경제전망보고서에서 하반기 국제유가를 배럴당 84달러(브렌트유 기준)로 전제하고 물가상승률 등 전망치를 내놨었다.


이에 금융통화위원 6명 모두 0.25%p 추가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통위는 지난 8월 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물가상승률이 8월 이후 다시 3% 내외로 높아지는 등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통화정책 및 경기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가계부채 흐름도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