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오일머니’ UAE 국부펀드, 3억달러 KT 투자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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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3-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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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UAE 정상회담뒤 ‘1호 투자’

UAE 무바달라- KT 측 최근 만나

인터넷데이터센터 등 성장성 주목… 이르면 연내 투자 마무리될 듯

중동자금, 국내 IT 등 추가투자 검토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MIC)가 KT 자회사인 KT클라우드에 3억 달러(약 3993억 원) 투자를 추진한다. 올 1월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체결된 300억 달러(약 39조9300억 원) 규모의 투자 업무협약(MOU)에 따른 ‘1호 투자’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맞물려 중동 오일머니의 국내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정부와 재계에 따르면 무바달라와 KT 관계자들이 최근 만나 KT클라우드에 3억 달러를 투자하는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영섭 KT 회장이 선임된 뒤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어 이르면 연내 투자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무바달라는 KT클라우드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KT클라우드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KT 본사 사업부였다가 지난해 4월 분사됐다. 국내 IDC 1위 사업자로 최근 IDC 수요가 늘면서 성장 속도가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자는 UAE의 새로운 신성장 산업 확보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바달라는 2002년 설립된 국부펀드로, UAE의 탈(脫)석유화를 위해 정보기술(IT) 등 첨단산업 분야에 주로 투자해 왔다. 현재 운용자산은 2760억 달러(약 367조3560억 원)로 이 중 10% 이상을 IT 기업에 투자했다.


올 초 한-UAE 정상회담 이후 기획재정부와 KDB산업은행은 UAE 투자지원을 위한 조직을 신설했고, 무바달라도 한국투자전담팀을 만들었다. 5월에는 무바달라 등 UAE 투자기관 7곳이 방한해 국내 기업 경영진과 투자 협의를 진행했다.


무바달라 외에도 UAE 1위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ADIA)과 아부다비국영지주회사(ADQ) 등도 IT, 에너지, 농업기술, 생명공학, 디지털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사실 중동 오일머니의 한국 투자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석유 등 천연자원 고갈에 대비하고 미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00년 무렵부터 해외 투자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1999년 아부다비국영석유투자회사(IPIC)가 현대오일뱅크에 투자한 데 이어 2015년에는 두바이투자청(ICD)이 쌍용건설을 인수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는 2021년 쿠팡을 시작으로 지난해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와 넥슨, 올해 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잇달아 투자했다. 무바달라도 2021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와 보톡스업체 휴젤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면서 국내 투자의 물꼬를 텄다.


중동 오일머니가 들어오면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술 경쟁력 등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동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국제유가 하락 등의 변수가 생기면 약정된 UAE 투자금 약 40조 원을 다 채우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UAE 국부펀드의 국내 투자기업 물색 등에 시간이 걸리면 빠른 시간 내 투자 유치가 힘들 수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동 자금의 국내 유입은 신성장 산업의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투자 약정액이 모두 집행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정부가 MOU 사후 관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동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