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원회관 '명당' 눈치싸움…로열층은 중진, 악연인데 '이웃 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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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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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 희망 의원실 3지망까지 취합…전망 좋은 6~8층 인기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악연 김기현-황운하 '옆집'


제22대 국회 개원을 일주일 앞두고 300명의 당선자들이 4년 동안 둥지를 틀 의원회관 사무실 배정에 한창이다.22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사무처는 각 당을 통해 지난 17일까지 의원실마다 희망하는 의원회관 사무실 1~3지망을 취합했다.

매 국회마다 국회 경내가 보여 '로열층'으로 꼽히는 6~8층 중앙 쪽 사무실이 인기를 끌었다. 국회 분수대와 잔디가 보이는 탁 트인 전경에 이동하기 편리한 동선을 가진 덕이다.

이번에도 6~8층에 초선에서부터 다선까지 신청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선수와 나이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만큼 주로 중진 의원들이 이곳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또 흡연 공간이 마련돼 있는 3층과 6층, 10층도 인기가 많다. 왕래하는 인원이 많아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기가 번거로운 회관에선 흡연자들을 위한 흡연 편의도 의원실 배정에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명당으로 꼽히는 의원실은 외적 요소 못지 않게 전임자의 행적에도 영향을 받는다. 6층은 로열층에 해당하지만 국민의힘의 경우 6층을 쓰던 의원 17명 중 12명이 이번 총선에서 낙천·낙선하거나 불출마하면서 기피하는 경향도 있다고 한다.5층에는 거대 양당 외에도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의원실이 입주하며 원내 4당이 집결, 벌써부터 신경전을 걱정하는 눈치도 전해졌다.

여기에 기존 508호인 김종민 새로운미래 의원과 541호인 용혜인 기본소득당 원내대표가 현 의원실을 유지하고, 낙선한 강성희 진보당 의원실(523호)에 진보당 당선인이 입성하면 원내 7당이 전부 모이게 돼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의미가 있거나 특별한 의원실은 물려주는 경우도 있었다. 기존에 광복절을 의미하는 815호를 쓰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백범 김구 증손자인 김용만 당선인에게 방을 양보했다.질긴 악연이 이웃사촌이 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다.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악연이 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서로 옆방에 배정됐다. 김 의원은 기존의 550호를 쓰고 황 원내대표는 바로 옆방인 552호를 쓰게 됐다.

황 원내대표는 울산경찰청장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 전 울산시장의 당선을 위해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이던 김 의원을 겨냥해 '표적 수사'를 벌였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이런 황 원내대표를 겨냥해 여러 차례 날을 세워왔다.

한편 국회사무처는 22대 국회가 개원하는 30일 전까지 의원회관 사무실 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