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G20 회의서 '세계 슈퍼리치 증세' 논의 예정…"재산 2%를 부유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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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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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브라질서 G20 재무장관 회의 열려

"억만장자 현행 실효세율 자산 0.3% 불과"

"2% 세금 내야…최대 347조원 추가 세수"


전 세계 억만장자 3000명을 상대로 재산의 최소 2%에 해당하는 세금을 걷어야 한다는 이른바 '슈퍼리치 부유세'가 내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각) G20 재무장관들이 7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논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부유세 관련 논의는 G20 의장국인 브라질이 의뢰한 '초(超)부자 대상으로 조정된 최소 유효 과세표준 계획' 보고서에 기초할 것으로 전해진다.

보고서 저자인 경제학자 가브리엘 쥐크만 파리경제학교 교수는 이 보고서를 통해 전세계 억만장자 3000명의 기여를 늘리기 위해선 그들의 총 재산에 국제적인 최저세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억만장자의 현행 실효세율은 자산의 0.3%에 불과하다"며 "억만장자가 다른 사회 집단보다 낮은 세율을 가질 수 있다는 개념에 동의하는 개인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0억 달러(약 1조3907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사람들은 최소 매년 재산의 2%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며 "이 부유세는 기술적으로 실현 가능하고, 모든 국가에서 채택되지는 않더라도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고 전했다.

쥐크만 교수는 슈퍼리치 부유세를 통해 연간 2000억달러~2500억 달러(약 278조1400억원~347조5750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순자산이 1억 달러(약 1390억5000만원)가 넘는 백만장자에게도 세금을 부과하면 추가로 1000억~1400억 달러(약 139조100억원~194조6140억원)의 세수를 얻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 그는 상위 0.0001% 부유층의 평균 자산은 1987부터 올해까지 연평균 7.1% 증가했고 전 세계 자산에서 억만장자 보유분의 비중이 3%에서 14%로 증가한 만큼, 부유세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쥐크만 교수는 이를 수행하기 위해선 국가들이 부유층에 대한 정보 교환을 자유롭게 하거나 재산과 회사 및 기타 금융 자산에 대한 궁극적인 실소유권 식별을 강화하는 등의 국제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모든 국가의 참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며 "이 법안을 제정하지 않을 경우 출국세(exit tax)를 강화하거나 글로벌 최저 법인세 등과 같은 '최후의 세금 징수원' 메커니즘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출국세는 자산을 비 참여국으로 옮기려는 부유층에게 부과하는 세금이다.

쥐크만 교수는 "이 국제 표준은 현대 조세 시스템의 퇴행적인 특징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것"라며 "또 최고급 부의 투명성을 개선할 것이고, 조세 회피에 관여할 유인을 줄일 것"이라고 전망헀다.

한편 G20 의장국을 맡고 있는 브라질은 슈퍼리치 부유세안을 지지해왔다. 이외에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스페인, 프랑스, 독일, 벨기에, 콜롬비아, 아프리카 연합(AU) 등도 이 제안에 찬성하고 있다.

다만 미국은 지난달 슈퍼리치 부유세에 대해 반대 의사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쥐크만 교수는 "보고서의 목표는 대화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시작하는 것"이라며 "이제는 정치적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