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8억 더 내세요"…'70층' 압구정 아파트, 분담금 폭탄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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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4-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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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측 정비계획 첫 공개


압구정2구역, 최고 층수 70층으로 높이며

3.3㎡당 공사비 1150만원 추산


개포 경남·우성·현대1차는

같은 평형 받으면 분담금 7억

잠실5단지 1억 환급 예상 눈길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에서 전용면적 108㎡를 한 채를 보유한 조합원이 같은 면적대 아파트를 분양받았을 때 8억원의 추정분담금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층인 70층으로 계획해 3.3㎡당 공사비가 1150만원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49층으로 계획 중인 강남구 개포동 경남·우성·현대1차는 3.3㎡당 공사비를 850만원으로 계산해 같은 면적대 추정분담금을 7억원으로 예상했다. 강남권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데다 인건비와 자재값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지며 조합원 분담금이 급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압구정 70층 추진에 분담금 늘어

26일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2 정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신현대 9·11·12차)은 최고 70층(263.5m), 2606가구로 탈바꿈한다. 정비계획 입안을 준비 중인 압구정 2~5구역 가운데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 계획안이다.


치솟은 공사비와 조합원 추정분담금이 이목을 끈다. 신현대 9·11·12차 전용 108㎡를 소유한 조합원이 같은 면적대를 분양받았을 때 추정분담금은 8억원으로 계산됐다. 전용 183㎡를 보유한 경우 12억5144만원을 부담해야 할 전망이다. 전용 108㎡에서 가장 큰 평수인 전용 204㎡로 갈아타려면 37억8000만원을 분담금으로 내야 한다.


초고층(70층) 건립에 따른 공사비 상승으로 분담금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조합은 3.3㎡당 공사비를 1150만원으로 추산했다. 최근 다른 단지의 공사 원가를 고려해 내놓은 근사치다. 실제 공사비는 수년 뒤인 관리처분계획 인가 때 확정된다.


서울시가 지난해 4월 내놓은 신속통합기획안에서는 50층을 권장했지만, 압구정2구역 조합은 층수를 대폭 높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50층을 70층으로 수정하면 투입되는 철근 두께와 콘크리트 질부터 다르고 대피용 층을 한 개 층 놓아야 하는 등 원가 상승 요인이 많다”며 “공사 기간 1년 연장으로 늘어나는 인건비와 금융 비용을 계산해 보수적으로 추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분양가는 3.3㎡당 8000만원으로, 조합원분양가의 95% 수준으로 예측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다 보니 일반분양가가 낮게 잡혀 조합원 분담금이 커지는 구조다.

○잠실주공5 “공사비 낮게 책정” 지적도

고가 단지인 개포 경남·우성·현대1차(경·우·현)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도 공람안을 내놨다. 통합 재건축을 진행 중인 경남·우성·현대1차는 49층(160m), 2320가구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우성3차 전용 104㎡ 보유자는 전용 110㎡ 새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추정분담금이 7억원대로 계산됐다. 전용 175㎡ 보유자가 동일 면적대로 옮길 땐 분담금이 11억8700만원으로 추정됐다. 전용 91㎡에서 175㎡를 분양받을 때 추정분담금은 22억6000만원에 달한다. 공사비는 3.3㎡당 850만원으로 가정했다. 분담금이 다소 높은 건 조합원 분양가를 보수적으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추진위는 조합원분양가를 일반분양가(3.3㎡당 7300만원)와 같게 책정했다.


70층 주상복합을 세울 예정인 잠실주공5단지는 추정 공사비를 낮게 책정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용 107㎡ 보유자가 같은 평수를 받을 때 1억1500만원을 환급받는 것으로 나왔다. 조합 측이 3.3㎡당 공사비를 경남·우성·현대1차보다 낮은 평균 816만원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일반분양가는 3.3㎡당 7000만원 후반대로 가정했다. 조합원분양가를 일반분양가의 92~96%로 매겨 추정분담금을 줄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초고층 건립 공사비를 상당히 낮게 잡은 것”이라며 “실제 착공하면 환급받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