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참담한 현실"…축구인들, 대한축구협회 사태에 분노·허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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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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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축협)를 바라보는 축구인들이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아서다. 박지성·이영표·안정환 등 한국을 대표하는 레전드 선수들은 이를 비판하는 동시에 축협을 견제‧감시할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3일 축구계에 따르면, 축협은 지난 22일 홈페이지에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을 설명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5개월의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축협이 해명에 적극 나선 이유는 홍 감독 선임 관련 의혹과 비판, 축협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눈길을 끈 건 '제시 마쉬' 캐나다 대표팀 감독과 협상이 무산된 이유다. 한국행을 적극 원한 것으로 알려진 마쉬 감독과의 협상이 결렬된 배경에 대해 축협은 "초반에는 연봉 규모나 국내 거주 요건에 대해 호의적이었지만, 소득세율 등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있었다"며 "최종적으로 '국내거주 문제와 세금문제로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축협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홍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처럼 정식 면접 없이 대표팀 감독을 뽑았다는 '특혜 시비'가 이번 사태의 쟁점이다.

전력강화위원을 지냈던 박주호를 시작으로 안정환·박지성·이영표·이천수·이동국 등 은퇴한 국가대표 레전드 축구선수들이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축협은 박주호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하기도 했다.


파국으로 치닫는 현 사태를 바라보는 축구인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이들은 정몽규 회장의 무능함을 지적하는 동시에 축협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전 국가대표(2002 월드컵 출전) 선수는 "축협은 이번 해명을 통해 대중들과 축구인들이 지적하는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여과없이 보여주고 말았다"며 "(축협에서) 절차와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 회장 사퇴 등 축협은 새로운 체제를 맞이해야 한다. 무엇보다 '철옹성'같은 축협을 감시하고 견제할 제도적인 장치가 신속히 마련돼야 한국 축구가 다시 부흥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