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힌츠페터국제보도상, 팔레스타인 기자 4인…발표 앞서 사망

페이지 정보

작성일 24-09-12

본문

한국영상기자협회가 세계 영상기자에게 수여하는 2024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기로에 선 세계' 수상자에 가자지구의 영상기자들이 선정됐다. 그러나 발표를 앞두고 수상 기자가 취재 중 이스라엘 공습으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한국영상기자협회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영상기자들인 △모하메드 사와프 △살라 알 하우 △이브라힘 알 오틀라 △고(故) 마르완 알 사와프 등 4인에 올해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세계에 선 기로' 상을 수여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영상기자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수상작 선정 뒤 발표를 앞두고 마르완 알 사와프 기자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고 마르완 알 사와프 기자는 지난해 12월1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취재 중 숨졌다. 가자지구 주민이기도 했던 그는 사망 2주 전엔 친부를 포함해 가족 47명이 이스라엘 폭격으로 숨졌다.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심사위원회는 "이들의 영상보도가 이미 해결되거나 사라진 과거가 아닌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지옥과 같은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는다"며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조직위원회와 심사위원회는 참상을 알리기 위해 끝까지 카메라를 놓지 않은 마르완 알 사와프 기자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수상한 기자들은 2023년 10월 가자 전쟁이 시작된 뒤 한 팀으로 영상보도 '가자로부터 온 목소리(Voices from Gaza)' 두 편을 보도했다. 이는 알자지라의 프로그램 '목격자(Witness)'에 방송됐다. 이스라엘의 폭격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9살 소녀 엘라프의 눈을 통해 전쟁의 본질을 폭로한 내용이다.

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취재팀의 리더인 모하메드 사와프는 이들 작품의 취재 중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중상을 입고 45명의 친척이 죽었다. 그러나 현장에 복귀해 취재를 이어갔다. 다른 3명의 기자는 취재 중 폭격 피해 현장에서 민간인 구조를 위해 카메라를 내려놓고 피해자 구조작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심사위원들은 "영상기자들은 자신들에게도 똑같이 다가오는 이스라엘의 공습과 죽음의 위험을 이겨내며 가자에서 인간으로서 삶과 공동체의 연대를 이어가려고 하는 주민들의 용기와 의지를 영상에 담아 세상에 알렸다"며 "네 기자의 노력이야말로, 힌츠페터국제보도상이 추구하는 가치와 목표에 일치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심사위원회는 뉴스부문 수상자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영상기자이자 국제기구 현지활동가로 활동하는 유세프 함마쉬를 선정했다. 그는 2023년 10월7일 이스라엘군 공습이 시작된 뒤 민간인과 각종 공공시설 피해, 응급 구조 상황을 취재했다. 이는 영국의 채널4뉴스에 '지금 가자에선(Inside the Gaza siege)'이란 제목으로 보도됐다.

심사위원회는 출품작인 지난해 10월9일자 '지금 가자에선' 보도 과정을 전하면서 "기자 그 자신도 아내와 두 자녀를 데리고 처가로 피난한 상황에서 3일간의 취재를 마치고, 정전과 통신장애로 영상을 전송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가자의 참상을 송신했다"며 "피난처에서 휴대폰에 기사를 쓰고 담요 아래에서 오디오를 녹음한 뒤 폭격이 격렬하게 이어지던 밤 피난처의 옥상에 있는 물탱크로 올라가 목숨을 걸고 자신의 오디오기사를 채널 4 뉴스에 전송했다"고 했다.

캐시 개넌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심사위원장(AP 아프가니스탄 특별특파원 겸 하버드 케네디스쿨 수석연구원)은 "앞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향한 하마스의 공격으로 인해 촉발된 최근 전쟁 이후 116명의 언론인과 미디어 종사자가 사망했는데 100명 이상이 팔레스타인 언론인이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가족이 사망하고 자신들이 표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핀란드 영상저널리스트이자 다큐프로듀서 게스빈 모하마드, 영국인 영상기자 로빈 반웰 , 이란의 저널리스트 하페즈(가명), 이라크 저널리스트 네치르반 만도도 '기로에선 세계' 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 이들은 지난해 국제적 이슈가 된 이란의 '히잡착용 반대시위'와 관련한 보도다큐를 출품했다.

공로상인 오월광주상은 베트남전의 참상을 TV카메라에 담아 반전여론에 결정적 계기를 만든 수, 딘 푹 레, 고(故) 알랜 다운스 등 3인에게 돌아갔다.영상기자협회와 5·18 기념재단은 오는 11월6일 광주 금남로 전일빌딩245에서 시상식을 연다.|미디어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