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달라진 사우디 현장 분위기..."사업 둔화 피부로 느껴"

페이지 정보

작성일 24-10-03

본문

강력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재정에 힘입어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던 네옴시티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속도조절에 들어가면서 현지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대형 프로젝트들이 시작되는 만큼 그에 파생되는 다양한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각종 장애물들로 인해 개발 속도가 더뎌지고 발주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현지에서 관계자들이 사업 둔화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1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와 MEED(중동 전문 경제지) 등에 따르면 올해 사우디 메가 프로젝트 참여사들이 올해 계약 수주가 증가했음에도 사우디의 개발 속도 지연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이 같은 우려는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해 계약 수주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지만, 실제 시장에서의 기대는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재 사우디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지 업계에서는 올해 메가 프로젝트와 관련한 활동이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체감하고 있다.

지난 8월 MEED 웨비나(온라인 세미나)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62명 중 72%가 올해 기가 프로젝트 활동이 둔화되었다고 답했다. 활동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10%에 불과했다.올해 초 개최된 MEED 웨비나에서 설문조사 응답자의 92%가 2024년에 더 많은 수주가 기대된다고 답변한 것과 비교할 때 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하게 달라진 셈이다.

현지 분위기가 이렇게 변한 것은 사우디가 확실한 투자처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면서 ‘오일머니’로 중무장한 사우디라도 대형 프로젝트에 조달할 자금여력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1월 이후 네옴시티의 대표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더 라인(The Line)’ 공정 속도도 조절되고 있으며 실제로 우리나라 기업에게도 속도를 늦춰달라는 요청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사우디 정부의 예산 압박으로 인해 다른 프로젝트들 역시 일정이 재조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 미드 프로젝트(MEED Projects)에 따르면 올해 8월에 사우디의 5대 메가 프로젝트인 디리야, 네옴, 퀴디야, 로신, 홍해개발과 관련한 계약은 한 건도 낙찰되지 않았다. 그만큼 속도가 확 줄어든 것이다.김정태 KIND 사우디 협력관은 “사우디에서 발주가 많기는 하지만 최근들어서 네옴시티 등 발주가 늦어지는 상황인 건 맞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다 보니 기업들도 리스크에 대해서 더 조심하는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이 워낙 크다보니 부담감을 느끼는 기업들도 많고, 발주처에서는 가격을 낮추려다보니 프로젝트 수주까지 이어지는데 어려움도 존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어찌됐든 사우디 정부가 강력하게 사업을 밀고 있으니 진행은 되겠지만, 기존에 계획했던 시간에 맞춰서 프로젝트들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라며 “현지에서 속도 지연에 대한 분위기가 감지되는 만큼 투자처에서도 투자를 보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대한경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