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항공사 지연” vs “공항 대기줄 혼란까지”... 늘어선 줄에 발만 ‘동동’ 비행기 “놓쳤다”, 누구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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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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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지연 티웨이>진에어·제주항공 뒤이어

대한항공, 1458건 지연.. 보상 단 1건 불과

외국인 탑승 지연으로 미탑승 사례까지 발생

공항공사 “인력 부족 탓”.. 미온적 대응책 ‘비판’


국내 항공사들이 승객들의 불만을 자아내는 지연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지난해 국적 항공기의 출발·도착이 1시간 이상 지연된 사례가 1만 건이 훨씬 넘은 가운데 특히 일부 저비용항공사 지연이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지만, 적절한 보상 등이 이뤄지지 않아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체계적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근 들어선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세를 보이는 제주국제공항 등지에선 출국장 혼란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그러나 뚜렷한 대응책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늘어선 대기줄에 수속 지연으로 인해 항공기 탑승마저 놓친 사례가 잇따라 승객 불편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보상은 어디로? “승객의 권리 외면”

16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국내 항공기 출·도착이 1시간 이상 지연된 건수는 1만 2,322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토부는 지난해부터 주기장 출·도착 시간을 기준 국내선과 국제선 모두 15분 이상 늦어지면 지연 항공편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지연 건수로 보면 1시간 이상 지연된 항공편은 티웨이항공이 2,402건으로 가장 많고 진에어(2,335건)와 제주항공(2,299건)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은 각각 1,741건, 1,458건이 지연됐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항공 편수가 훨씬 많은 것을 고려하면 저비용 항공사 지연이 두드러집니다.지연 사유는 '연결 문제' 비중이 가장 컸습니다.

기상이나 정비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연결편 지연이 항공사의 운영 능력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습니다.정작 지연에 따른 항공사 보상은 미흡했습니다. 티웨이항공이 지난해 13건을 현금 보상했고 올 들어 7월까지 26번 보상을 진행했습니다. 에어부산은 40회가량 식사 쿠폰이나 현금 지급 등으로 보상했고 제주항공은 구체적 내역 없이 8건을 보상했다고 국토부에 보고했습니다.

대한항공이 지난해 소비자들에게 보상을 한 경우는 단 한 차례뿐이었습니다. 이는 소비자 분쟁 해결 기준에 명시된 운임의 10~30% 배상 규정을 무색하게 만듭니다.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지연 시 현장에서 자체 서비스를 통해 보상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이의를 제기해 피해 구제 차원에서 보상한 것이 1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공항 대기줄 “그 혼란의 현장, 이 정도나?”

문제는 이같은 항공사 지연만이 아니었습니다.

최근 주요 공항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의 급증으로 대기줄 혼란이 심화 양상으로 파악된 가운데, 특히나 제주공항의 공항 대기줄 혼잡이 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출국장 대기줄이 길어졌고, 그로 인해 수속 지연으로 비행기를 놓치는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제주도내 한 해외 전문 여행사 대표 ‘A’씨는 대기 시간이 길어 비행기를 놓친 경험을 생생히 전하면서 관리 주체인 공항공사의 대응 부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외국 국적의 ‘A’씨는 지난 13일 오전 국내선 탑승 과정에서, 외국인 전용 대기열이 길어져 승객들이 제때 수속을 마치지 못하는 바람에, 예정된 항공편을 놓치고 이후 다음 편을 타야 하는 불상사를 겪었습니다. 당시 오전 8시 40분 김포행 탑승 예정이던 ‘A’씨는 10시 25분편을 타야 했습니다. 비행기 출발 시간이 10시 46분이라 사실상 2시간이상 늦어진 셈입니다.

당시 공항에 출발 40여 분 전에 도착했다는 ‘A’씨. “제주공항에서 길게는 200미터 이상 늘어선 외국인 줄에 서 있다가 결국 비행기를 놓쳤다. 나 이외에도 꽤 비행기를 타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탑승 시간이 임박한 승객을 빠르게 안내할 인력이 부족한 것은 물론 공항공사 역시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라고 상황을 전했습니다.이에 대해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 관계자는 “평소 내국인, 바이오인증, 외국인 줄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최근 들어 외국인 출입국자들이 늘고 있는데다, 갑작스러운 외국인 승객 증가에 대처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평소 외국인 전용 대기열 1줄 정도 운영하는데 더 가동하려면 출입국 업무에 필요한 법무부와 협조가 필수적이라, 인력 운용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공항공사의 대응 부족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 실정입니다.


■ 언제까지 책임 회피? “체계적 관리 필요”

이처럼 항공사와 공항공사 간 책임 공방은 계속되고 있지만,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들에게 돌아가는 실정입니다. 공항공사 등 책임 회피는 고스란히 승객 불편과 항공사 손실로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승객들은 제대로 된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항공사 측에서는 “항공 지연이 발생할 때마다 항공사에게 모든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라면서 “공항 운영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공항공사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습니다.반면, 공항공사 측은 인력과 시스템 상의 제약을 언급하면서 항공사들이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물론 우리가 책임져야 할 부분도 있지만, 항공사들이 현장에서 승객들을 더 잘 안내하고 빠르게 탑승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라면서 “어느 정도는 양측이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할 부분이 있다”라고 주문했습니다.

항공기 지연에 대해 황 의원의 경우 “국토부는 지연 사유에서 기상과 같은 천재지변을 제외한 사유를 보다 명확히 파악해 항공사의 과실이 확인된 경우 소비자들에게 기준에 부합하는 보상이 이뤄질 수 있게 관리 감독을 성실히 해야 한다”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이어지는 수속 지연과 대기줄 적체와 관련해 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지연이나 대기줄 혼잡 문제는 더 이상 일회성 불만으로 끝날 사안이 아니”라면서 “항공사와 공항공사는 각자의 책임을 면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라고 강하게 촉구했습니다.

국적사 한 관계자도 “국토부의 관리 감독 강화는 물론, 승객 피해 보상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라면서 “단순히 항공사나 공항공사만의 문제가 아닌, 대한민국 공항 서비스의 미래와도 직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현안 과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비행기를 놓친 여행사 대표 ‘A’씨는 “제주가 세계적인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유지하려면, 지금 같은 공항 운영 방식을 고수해선 될 것도 안 된다”라면서 “제주가 관광으로 먹고 사는 동네인데, 이렇게 불편하게 만들어놓고선 어떻게 외국인들이 찾아오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우려했습니다.이어 “내탓, 네탓을 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공항 운영을 개선하지 않으면 앞으로 제주에 대한 이미지가 더 나빠질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들어 국제선 증편과 크루즈 입항 등에 힘입어 이달 현재(15일)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56만 7,400명으로 전년(50만 8,784명) 대비 208% 증가했습니다. 내국인은 946만 명으로, 전년 1,000만 명보다 –6.0% 줄었습니다. |JI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