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사퇴하라" 여론에 정면으로 맞선 정몽규…축구인들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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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장 선거 12년 만에 경선…정몽규‧허정무‧신문선, 표심 잡기 주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여론의 부정적 기류에도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하면서 4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회장 사퇴와 쇄신을 바랐던 축구계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 회장의 출마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12년 만에 경선으로 진행된다. 정 회장과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전 축구협회 부회장), 신문선 명지대 교수(전 축구 해설위원)의 '3파전'이 예상된다.
3일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에 따르면, 정 회장은 하루 전 협회에 후보자 등록 의사 표명서를 제출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는 연임 심사를 위한 서류도 접수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직무 정지 상태가 됐다.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김정배 부회장이 회장직을 대행하게 된다.
정 회장은 우선 스포츠공정위의 '연임 도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체육회 규정에 따르면, 회원종목단체 임원은 한 차례만 연임이 가능하지만, 재정 기여나 주요 국제대회에서의 성적, 단체 평가 등에서의 성과가 뚜렷할 시 3선 이상에 도전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정 회장의 4선 도전 승인을 위한 심사는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공정위로부터 3선 연임 도전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정 회장의 연임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 기류 속에도 정 회장이 연임을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축구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 회장은 축구인들로부터 온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축구협회 내부의 반대와 축구팬의 퇴진 요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협회 노동조합은 성명서를 통해 "4선 연임 저지" 등을 언급하며 정 회장 체제를 강하게 비난했다. 축구팬들은 협회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축구협회 개혁의 시작, 정몽규와 관계자들은 일괄 사퇴하라"고 퇴진을 강력 요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 회장은 지난 9월과 10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와 국정감사까지 불려나와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의원들로부터 많은 질책을 받는 수모를 겪었다. 정 회장은 협회를 불투명하고, 방만하게 운영했다는 지적과 함께 절차를 무시한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으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자격 정지 이상의 중징계'까지 요구받았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9월28일에서 30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정 회장과 홍 감독 모두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에 얼마나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76.4%가 공감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14.1%였다.
그럼에도 정 회장이 4선 도전 의지를 굽히지 않는 모습에 축구계는 "할말을 잃었다"면서, 이는 축구협회장에게 주어지는 권한과 혜택을 의식한 결정이라고 탄식했다. 이들에 따르면, 축구협회장은 연간 2000억원 안팎의 예산을 주무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단체장으로서 지위 또한 보장받는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수장인 정 회장이 축구협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사회적 지위와 동시에 사업을 위한 해외 네트워크를 넓힐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정몽규‧허정무‧신문선 3파전 양상…축구인 누구 손 드나
정 회장의 출마로 한국 축구의 수장을 뽑는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12년 만에 경선으로 진행된다. 현재까지 정 회장과 허정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교수의 3파전 양상이 예상된다. 축구인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이들의 본격적인 경쟁은 시작됐다.
현재까지는 정 회장이 우세하다는 평이 앞선다. 30년 동안 축구계와 인연을 맺으면서 재정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업가인 데다, 산하 단체장과 시도협회장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여론에선 그의 인기가 낮다. 축구인들이 국민적 여론에 얼마나 반응할 지가 주목된다. 선거인단으로 뽑힌 축구인들이 정 회장을 선택하면 협회를 향한 여론의 비난이 더욱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허 전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와 감독, 행정가를 두루 경험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협회를 이끌 자질이 있는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한 해 예산이 1000억원을 넘는 협회를 이끌 능력이 있는지를 놓고 우려한다.
특히 허 전 감독은 지난 달 25일에 진행한 출마 기자회견에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부활 등 실현 가능성이 어려워 보이는 공약들만 늘어놨다는 지적을 받았다.
축구 선수 출신인 신 교수는 월드컵 해설위원으로 명성을 떨쳤다. 이후 대한체육회 이사, 축구협회 이사 등을 역임하며 행정가의 길을 걸었다. 하지만 지지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다. 그간 축구계를 떠난 시간도 적잖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현재로선 정몽규와 허정무 2인 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추가로 몇몇 후보가 더 나설 수도 있겠지만, 유력하게 부각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영표 등 젊은 축구인들이 나오면 분위기는 또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축구협회장 후보자등록 마감은 12월25~27일이다. 선거인단은 시도협회 대표, 전국 연맹, K리그1 소속 12팀 대표 등으로 이뤄진 대의원을 비롯해 K리그1·2·3·4, WK리그, 고등학교 및 대학교 지도자 등 약 200명에 이른다. 협회는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추첨해 선거인단을 구성한다. 협회는 내년 1월8일 선거인단의 투표를 통해 회장을 선출한다. 당선자는 2025년 1월22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시사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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