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00년 역사 美 서머타임, 머스크 ‘정부효율부’가 없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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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E 수장들, X에 서머타임 반대 입장 올려
1년 2번 시계 변경, 美서도 오랜 논쟁
트럼프, 과거 서머타임 연중 시행 찬성
약 100년 역사의 미국의 서머타임(summer time·일광절약시간제)이 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신설 조직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지목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인도계 기업가 라마스와미가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서 서머타임 폐지 의사를 밝힌 것이다.
1918년 도입된 서머타임은 낮이 길어지는 여름철을 앞두고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표준시보다 시계를 1시간 앞당기는 제도다. 1시간 시계를 앞당겨서 일을 일찍 시작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게 만들자는 개념이다. 현재 미국의 서머타임은 연방법에 따라 매년 3월 둘째 일요일에 시작해 11월 첫째 일요일에 종료한다. 다만 애리조나·하와이 등 일부 지역은 다른 주(州)보다 일조량이 풍부해 서머타임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머스크는 지난 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엑스에 “사람들이 성가신 시간 변경을 없애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썼고, 대다수 응답자가 서머타임을 종료하길 원한다는 온라인 설문조사를 링크로 공유했다. 라마스와미는 머스크의 글에 “(서머타임은) 비효율적이고 고치기 쉬운 문제”라고 답글을 달았다. 머스크는 후속 게시물에서 마이크 리 유타주 상원의원에게 서머타임을 종료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서머타임은 봄과 여름에 일광 시간을 더 많이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제도지만, 단점도 많아 오랫동안 논란이 된 제도다. 인위적으로 시계바늘을 앞당긴 서머타임으로 인해 시간을 착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생체 리듬을 깨트려 서머타임이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미국에서 여럿 나왔다. 지난해 3월, 미국인의 62%가 서머타임 폐지를 원한다는 여론조사도 발표됐다.수십 년간 서머타임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자 미국 상원은 지난 2022년 서머타임을 일년 내내 시행하자는 ‘햇빛보호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그러나 기존 표준시간이 생체리듬에 더 적합하다는 반대 목소리에 햇빛보호법은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부 주에서 주별로 표준시간 또는 서머타임으로 통일하자는 움직임이 있지만, 서머타임을 연중 고정할 경우 연방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머스크는 이전부터 서머타임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보여왔다. 서머타임제가 없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어린시절을 보낸 머스크는 지난 2017년 SNS에 서머타임을 다룬 풍자 전문 뉴스 사이트 ‘어니언(The Onion)’의 게시물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3일(현지 시각) “머스크와 라마스와미가 진지하게 서머타임을 정책 우선순위로 두고 있는지, 아니면 SNS에서 그저 떠드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서머타임에 대한 입장이 뚜렷하지 않지만, 다음 대통령은 서머타임 제도 변경에 대해 더 수용적”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 2019년 3월 “서머타임을 영구화하는 건 좋다”고 SNS에 올리기도 했다.
WP에 따르면 서머타임 시행을 감독하는 미 교통부 관계자들은 교통부가 의회 법안 없이 서머타임 제도를 변경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머스크와 라마스와미는 최근 대법원 판결이 의회를 거치지 않고 백악관이 규제를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를 서머타임 제도에 적용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만약 머스크와 라마스와미가 서머타임 제도를 폐지하려 한다면, 든든한 우군도 있는 상태다. 트럼프가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은 지난 3월 “나의 ‘햇빛보호법’은 어리석은 시계 변경 관행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고, 보건복지부 부장관으로 지명된 짐 오닐 역시 지난 2022년 SNS에 “매년 시계를 두 번 바꾸는 걸 멈출 수 없을까”라고 적을 정도로 서머타임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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