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탄핵정국 속 스타의 목소리, 책무일까 강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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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4-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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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김이나, 차은우 등...연예인 '사상 검증' 논란

"이럴 때 목소리 내야" vs "침묵도 권리" 누리꾼 반응 양분

무분별한 강요 및 비난...표현의 자유 존중해야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끓고 있다. 연예계도 예외는 없다. 단체 성명을 내고 직접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몇몇 스타들은 침묵 혹은 부적절한 발언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가장 큰 논쟁의 중심에 놓인 건 가수 임영웅이다. 지난 7일 임영웅은 자신의 SNS에 "우리 시월이 생일 축하해"라는 글을 올리며 반려견(시월이)과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이후 한 누리꾼이 임영웅과 나눈 DM(다이렉트 메시지)이라며 올린 내용이 논란이 됐다.해당 대화에서 누리꾼은 "이 시국에 뭐하냐" "위헌으로 계엄령 내린 대통령 탄핵안 두고 온 국민이 모여있는데, 목소리 내주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무신경하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이에 임영웅은 "뭐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반박했다.


해당 대화의 진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임영웅은 물론 소속사 물고기뮤직에서도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더욱 의문을 키우고 있다.


임영웅(이 했던 것으로 추측되는)의 발언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양분된다. "연예인이라고 목소리 낼 것을 강요할 수는 없다"며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한편, "시민들은 정치인이라 목소리 내고 있냐" "인기 연예인이 이럴 때 영향력 발휘해야 것 아니냐"라며 비판하는 입장도 있다.

이번 사태가 연예인들을 향한 이른바 '사상 검증'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작사가 김이나는 과거 인터넷 방송 채팅창에서 사용한 단어들이 재조명되며 해명해야 했다. '삼일한'(여자는 3일에 한번 패야 한다)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인 '좌장면'과 '훠궈' 등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 용어를 사용했다는 것. 


김이나는 SNS를 통해 "일베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아직까지도 그 출처가 일베인지 알지도 못한다"라며 "나도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 내린 순간부터 지금까지 분노 속에 있는 시민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누리꾼들은 "작사곡을 불매하겠다"라며 비난하고 있다.


그 외 가수 겸 배우 차은우는 탄핵소추안 표결이 진행되던 시점에 자신의 화보 사진을 올리며 팬들의 뭇매를 맞았고, 일부 누리꾼은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택시운전사' 송강호, 6월 항쟁을 소재로 한 '1987' 하정우, 12.12 군사반란 사태를 다룬 '서울의 봄' 황정민, 정우성 등 현 시국과 닿아있는 작품 속 배우들이 침묵하고 있다며 무작정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대한민국은 분명하게 표현의 자유가 있는 나라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무작정 다수 의견을 따라야 할 필요는 없다. 정치적으로 대세에 반하는 편에 설 수도 있다. 침묵하는 것 역시도 그들의 권리다. 잘못을 했다면 지적해야겠지만, 불법이나 비정상적 상황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면 비난할 이유는 결코 없다.


물론 팬들의 마음도 이해가 간다. 이럴 때 사회적 파급력 있는 인사가 한마디 거들면 분명 이슈가 되고, 어떻게든 사회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줄 터.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인으로서 마땅한 책무라고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현 시국은 좌우를 막론하고 올바르게 바로잡아야 할 위기 상황이 아닌가.


그러나 지나치게 강요하는 경향이 보인다. 탄핵 촉구 목소리를 내거나 시위에 참여하면 '개념 연예인'으로 칭찬받지만, 아무말 않고 있으면 '실망'이라는 반응이 따른다. 권고나 바람을 넘어선 강요. 이 역시 자유민주주의를 해하는 행위일 수 있으니, 주의가 요구된다. |MHN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