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혼다·닛산 합병 협상 중단"…세계 3위 車공룡 무산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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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통합 MOU 철회"보도
합병 구체 조건에 이견 커져
구조조정 속도 못내던 닛산
혼다 자회사 편입에 강력 반발
통합 논의 재개 일정 안갯속
전기차·SW 등 협력도 불투명
일본 2위 자동차업체인 혼다와 3위 닛산의 경영통합이 사실상 결별 수순으로 들어갔다.닛산이 지난해 12월 체결한 경영통합 기본합의서(MOU)를 철회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결정타는 혼다가 타진했던 닛산을 자회사화하는 방안이다. 이에 대해 닛산 내부에서 강렬한 반발이 일자 닛산이 혼다와 손을 잡는 대신 독자 생존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분석이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 일본 언론은 닛산이 혼다와 지주회사를 설립해 경영통합을 하고자 체결한 기본합의서를 철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기본합의서 철회 뒤 통합과 관련된 논의를 다시 할 것인지, 완전히 백지를 돌릴 것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또 지난해 8월 발표한 전기차와 소프트웨어 관련 분야 협력은 이어갈 것인지도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해 12월 양사는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혼다와 닛산이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는 방향의 경영통합을 발표했다. 올해 6월 세부 내용을 최종 합의하고 통합 지주회사는 내년 8월 출범할 예정이었다.
혼다와 닛산, 여기에 닛산이 대주주로 있는 미쓰비시까지 합류하면 통합 지주회사의 2023년 자동차 판매량을 총 813만대가 된다. 도요타자동차(1123만대)와 폭스바겐(923만대)에 이어 세계 3위 자동차그룹이 탄생하는 것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기존 3위였던 현대차그룹(730만대)을 밀어내는 것이다.
양사는 애초 경영통합 방향성을 지난달 말 공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닛산의 구조조정 계획 수립이 늦어지면서 이달 중순으로 연기된 바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닛산의 구조조정이 지연되자 혼다는 지주회사 대신 닛산을 자회사로 만드는 경영통합을 닛산 측에 제안했다"며 "혼다가 주도권을 잡고 닛산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혼다의 새로운 제안에 닛산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닛산은 자회사 방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고, 혼다도 이를 거부하면 경영통합 논의 자체를 백지로 돌릴 수 있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은 "급속한 실적 악화를 겪은 닛산이 지난해 11월 인력 9000명 감축과 공장 가동 중단 등을 발표했지만 혼다 측에 구체적인 계획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혼다는 닛산의 구조조정 계획 수립이 늦춰지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고 보도했다.신문은 혼다 관계자를 인용해 "닛산이 제대로 계획을 실행할 수 있을지 아직 믿을 수 없다"며 "닛산이 정말 할 수 있을지, 할 마음이 있는 것인지 판단할 것"이라고 전했다.문제는 두 회사가 경영통합에 나선 이유가 미래차 시대에 대비하고 닛산의 불안한 지배구조를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통합이 무산되면 두 회사 모두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닛산은 현 상황에서 독자생존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다나카 미치아키 릿쿄대 교수는 닛케이에 "닛산이 단독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상태여서 1999년 프랑스 르노가 구제할 때와 같은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르노가 신탁지분을 포함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닛산 지분 37.8%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의 향방에 따라 닛산 경영권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대만의 폭스콘이 여기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인수하면 단숨에 닛산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또 7일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 등을 계기로 미국의 테슬라가 눈독을 들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실 혼다와 닛산 간 경영통합 배경에는 일본 3위 자동차 업체를 외국에 뺏기지 않게 하려는 일본 정부 차원의 숨은 노력이 있었지만 시장 결정을 뒤집지는 못하는 분위기다.|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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