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시리아 ‘알샤라 시대’가 던지는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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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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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시리아의 알샤라 대통령이 워싱턴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구체적 의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남 자체의 상징성이 컸다. 알샤라는 시리아 내전 중 아사드 정권과 맞섰던 무장조직 '하이아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수장이었다. HTS는 알카에다와의 연관성으로 ‘테러단체’로 지정돼 있었고, 알샤라 본인도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랐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미국의 제재·테러 지정에서 해제되자마자 백악관에서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았다는 사실은, 국제사회에서 변화된 시리아의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13년 넘게 지속됐다. 그러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확전되면서 이란과 '저항의 축' 세력이 연쇄 타격을 입는 사이, HTS 주도의 반군 연합이 다마스쿠스를 함락시키며 아사드 정권을 무너뜨렸다. 이후 알샤라의 행보는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2025년 1월 과도 대통령으로 추대된 뒤 서구식 정치를 적용한 과도정부를 출범시켰다. 전통적 이슬람 복장을 벗고 양복과 넥타이를 선택하며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고, "종교가 아니라 시민권이 정치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종자·고문 피해자를 다루는 '실종자·과거사 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과도 헌법에 기본권 조항을 넣으며 변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가 건설에는 산적한 과제가 남아있다. 알샤라의 무장투쟁 경력 때문에 시민사회는 그가 언론의 자유와 시민권 보장, 사법 독립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끊임없이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내부 여론을 설득하고 통합하는 작업이 시급한 이유다. 또 내전기에 난립했던 무장세력을 완전히 해체하고 이들을 공공영역으로 흡수하는 일도 지체할 수 없다. 난민 귀환, 도시 재건, 교육·보건 시스템의 복구도 중요한 과제다. 시리아 전후 질서를 둘러싸고 주변국이 영향력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안보도 다져야 한다. 다만, 안보를 이유로 자유를 계속 미루기 시작하는 순간, 이 전환이 가진 정당성은 빠르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


알샤라의 워싱턴 방문과 그에 앞선 부분적 제재 완화는 중요한 전환 신호다. 미국과 유엔은 과도정부의 제도화된 국가 건설 노력을 지지하고 있고, 시리아 스스로도 변화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므로 국제사회도 시리아 국가 건설의 주도권 다툼보다는 구호와 재건, 투자와 제도 개혁에 책임 있는 개입과 지원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