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77년' 나토 존립 위기… 유럽 기지·방공 협조 거부에 트럼프 '탈퇴'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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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에 기지 사용 거부한 이탈리아
폴란드는 방공자산 중동 차출 반대
트럼프 "나토에 수억 달러 쓸 필요 없어"
루비오 "기지 사용 거부, 좋은 협력 아냐"
이란전쟁 종식되면 나토 문제 수면 위로
세계 최대 집단방위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창립 77년 만에 존립을 우려할 정도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요구를 전면 거부한 유럽에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급기야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했기 때문이다. 미 군용기에 대한 영공 폐쇄, 기지 사용 불허, 방공자산 중동 재배치 거부 등 유럽의 반기가 계속되면서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나토가 미국의 막대한 자금과 군사력에 의존해 운영됐던 만큼 미국의 부재는 치명적이다. 다만 유럽의 저항이 동맹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인상 압박, 상호관세 인상, 그린란드 야욕 등 그간 반감이 누적된 결과인 만큼 미국의 자업자득이란 평가도 나온다. 미국·이란 전쟁이 이달 내에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되면 나토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탈리아도 기지 사용 불허
미국∙이란 전쟁이 한 달째로 접어들면서 전쟁 개입을 거부하는 유럽의 움직임은 더욱 뚜렷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가 미 군용기의 시칠리아 공군기지 사용을 불허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극우 성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트럼프 행정부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온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이탈리아 군 당국은 미군이 요청한 비행 계획이 양국 협정에 명시된 정례적 운항이나 군수 지원 목적이 아니기에 해당 조치를 했다는 입장이다. 멜로니 총리는 양자 조약을 넘어선 미국의 이탈리아 군 기지 사용은 의회 승인 대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폴란드는 자국에 있는 패트리엇 방공시스템을 중동으로 차출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반기를 들었다.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 국방장관은 엑스(X)에 “패트리엇은 폴란드 영공과 나토 동부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이전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패트리엇 2개 포대를 운용 중인 폴란드는 1개 포대를 중동으로 보내면 향후 러시아의 공습을 방어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폴란드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이상 방위비 지출’ 목표를 제시할 당시 가장 먼저 동참 의사를 밝히며 호응한 바 있다.
프랑스는 자국 군사기지 보호 등을 위해 핵추진 항공모함인 샤를 드골함을 비롯, 총 12척의 군함을 중동에 투입했지만 이스라엘행 무기 수송기의 자국 영공 통과는 불허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프랑스는 군사 물자를 싣고 이스라엘로 향하는 항공기들의 영공 통과를 허용하지 않았다. 미국은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쟁 초기부터 미국의 이란 공습을 정면 비판해 온 스페인은 아예 영공을 닫아버렸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전날 “이란 전쟁과 관련된 어떤 작전에도 스페인 영공을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나토 탈퇴’까지 시사
유럽의 명확한 선 긋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발언 수위도 세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나토에 매년 수억 달러를 지출하며 그들을 보호했지만 그들의 행태를 보니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 같다”며 나토 정책 재검토를 거론한 데 이어, 이날은 “당신들이 우리를 돕지 않았듯이 미국도 더 이상 당신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전날 아랍권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체제가 미국이 유럽을 지켜주는 구조일 뿐이고, 정작 우리가 필요할 때 그들이 기지 사용을 거부한다면 이것은 좋은 협력이 아니다"라며 나토 탈퇴 검토를 시사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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