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걸프국 ‘피해자’에서 ‘교전 당사자’로…사우디·UAE, 이란 본토 타격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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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이란에 대한 직접 군사 대응에 나선 정황이 드러나면서 중동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쟁 초기 확전을 경계해 군사 행동에 선을 그었던 걸프국들이 자국 안보와 경제 기반을 지키기 위해 직접 억지력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번 기류 변화의 배경에는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안보·경제적 피해가 자리하고 있다. UAE는 전쟁 발발 이후 2800발 이상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는 이스라엘이 받은 미사일 공격보다 많은 횟수다. 관광 등 주요 산업도 타격을 받았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역시 정유시설 공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석유 수출 차질 가능성으로 경제적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UAE가 최근 이란에 군사적 공습을 감행했다고 전했다. 공습 대상에는 페르시아만 내 이란 라반섬 정유시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지난 4월 초 라반섬 정유시설이 공격받았다고 밝혔는데, 해당 공격의 배후가 UAE였다는 설명이다.
이란은 당시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UAE와 쿠웨이트를 향해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을 했다. 소식통은 “UAE의 공격은 4월 7일 임시 휴전 합의 전에 이뤄졌기에 미국이 문제 삼지 않았다”며 “오히려 미국은 걸프국들이 전쟁에 참여해 억지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사우디의 움직임도 확인됐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서방 및 이란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가 전쟁 기간 자국 공격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이란 본토에 여러 차례 비공개 공습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사우디가 이란 영토를 직접 공격한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서방 관계자는 사우디 공군이 지난 3월 말 단행한 공습에 대해 “이란 공격에 대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의 대응이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목표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가 시아파 맹주인 이란을 직접 타격한 것은 역내 주도권을 둘러싼 오랜 대립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UAE와 사우디는 그동안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는 직접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사우디와 UAE 등을 공격하면서 두 나라도 군사력을 적극 활용하는 단계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나라의 대응 방식은 다소 다르다. 로이터는 사우디가 비밀 공습을 진행하면서도 외교 채널을 통해 이란과 정기적으로 소통하고, 공습 사실을 사전에 알리는 등 긴장 완화 노력도 병행했다고 전했다. 반면 UAE는 이란과의 외교 채널이 사실상 단절된 상태에서 보다 강경하고 공개적인 대립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무함마드 빈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를 갖고 지역 정세를 논의했다. 두 정상은 최근 중동 패권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왔으나, 이란이라는 공동의 위협 앞에서는 강력한 안보 공조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이 깨질 경우 UAE가 이란의 최우선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동 분석가 디나 에스판디아리는 “걸프국이 전쟁 당사자로 나선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며 “이란은 앞으로 종전을 중재하려는 국가들과 직접 타격에 나선 UAE 사이의 갈등을 심화시키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DK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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