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우타 대규모 월경 사태에 EU 긴급 대응…이민정책·국경관리 논쟁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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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스페인령 세우타(Ceuta)에서 발생한 대규모 이민자 월경 사태를 계기로 유럽연합(EU)이 외부 국경 관리와 이민 정책 전반을 다시 점검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회원국 간 국경 개방을 기반으로 하는 솅겐 체제의 운영 방식은 물론, 유럽 사회의 통합과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EU 법무·내무장관들은 4일(현지시간)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세우타 사태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스페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EU 외부 국경 관리 체계와 불법 이민 통제 시스템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세우타는 모로코 북부 해안과 맞닿은 스페인 자치령으로,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관문이다. 면적은 18.5㎢이며 약 6만 명의 스페인 국민이 거주하는 EU 영토다.
지난달 말 모로코 주민을 비롯한 북아프리카 출신 이민자 약 7만 명이 한꺼번에 국경을 넘으려 하면서 통제가 사실상 무너졌고, 압사와 익사 등으로 현재까지 75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후안 헤수스 비바스 세우타 행정수반은 이번 사태를 스페인 영토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며 모로코가 최소한 이를 방조하거나 부추겼다고 주민들이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정보당국도 모로코가 대규모 월경을 사전에 계획했다고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국경 통제를 완화해 이민자 이동을 사실상 용인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에 따르면 마드리드 현대아랍연구센터의 하이잠 아미라 페르난데스 소장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이민 문제가 아니라 모로코와 스페인 간 외교 갈등에서 비롯된 지정학적 위기로 분석했다.
이번 사태는 유럽 사회에서 지속돼 온 이민 문제와 사회 통합 논의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이민자가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이른바 '역(逆)레콩키스타'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사회적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는 역사적으로 이베리아반도에서 이슬람 세력을 몰아낸 '레콩키스타'에 빗대 현대의 이민 현상을 설명하는 용어다.
원문이 인용한 퓨리서치센터와 각국 통계청 자료를 종합하면 유럽 주요 국가의 전체 인구 가운데 무슬림 또는 북아프리카·중동계 이민자 비중은 국가별로 최대 약 10% 수준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민자들이 대도시에 집중되면서 일부 도시에서는 체감 비중이 더욱 높다는 분석이 제시되고 있다.
유럽 내 이민 증가 현상은 1995년 솅겐협정 시행 이후 더욱 확대됐으며, 2011년 '아랍의 봄'과 2015~2016년 시리아 내전은 대규모 난민 유입의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경제난과 정치 불안이 겹치면서 지중해를 통한 불법 입국 시도가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EU는 더블린 규정에 따라 난민 심사를 최초 입국국이 담당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남유럽을 통해 입국한 이민자들이 독일과 프랑스, 북유럽 국가 등으로 이동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회원국 간 부담 분담을 둘러싼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세우타 사태 이후 이탈리아는 스페인과의 해상·항공 국경을 일시 폐쇄하겠다고 발표했고, 덴마크와 핀란드가 이에 정치적 지지를 보냈다. 일부 회원국에서는 솅겐협정의 잠정 중단 필요성도 제기됐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유럽이 분열보다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회원국 간 협력을 촉구했다. 그러나 그의 이민 정책을 둘러싸고 다른 EU 국가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번 사태를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미국 역시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다만 대규모 무슬림 이민이 곧바로 유럽의 '이슬람화'나 문명 충돌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점도 함께 제기된다. 무슬림 인구 증가는 이민뿐 아니라 출생률, 노동력 수요, 난민 보호 정책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며, 각국의 사회 통합 정책과 수용 방식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세우타 사태는 국경 없는 유럽이라는 이상과 외부 국경을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현실 사이의 긴장을 다시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향후 EU가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느냐에 따라 유럽의 이민 정책과 정치 환경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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