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미 국방부, 이란전 이후 걸프지역 미군 축소 검토…UAE 등 안보구도 영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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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방부가 이란과의 전쟁 이후 페르시아만을 비롯한 중동 지역의 미군 배치 규모와 기지 운영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공식적인 병력 감축 결정이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실제 주둔 규모가 줄어들 경우 UAE를 비롯한 걸프 국가들의 안보체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 미 당국자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등 8명을 인용해 국방부가 중동 지역의 미군 배치에 대한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검토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이란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노출된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병력 일부를 철수하거나 재배치할지 여부다.
이번 평가는 국방부 정책 담당 부서가 주도하고 있으며 합동참모본부와 미 중부사령부도 관련 사안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중동 주둔 태세에 대한 공식 검토를 명령한 단계는 아니며 향후 기지 재건과 병력 배치 결정을 위한 사전 검토 성격이라고 WP에 설명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평상시 요르단에서 오만에 이르는 약 2,400㎞ 구간의 20개 안팎 거점에 약 4만명의 병력을 배치해왔다. 특히 바레인의 미 5함대 사령부와 쿠웨이트의 육군·공군 시설 등 미국의 주요 장기 주둔기지는 페르시아만 지역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이란과의 전쟁을 거치면서 고정된 대형 기지의 취약성이 부각됐다. WP가 지난 5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중동 지역 15개 미군 시설에서 최소 228개의 건물이나 장비가 손상 또는 파괴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대상에는 격납고와 숙소, 연료시설뿐 아니라 레이더·통신·방공 장비와 항공기도 포함됐다.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지난 3월 쿠웨이트 포트 슈아이바의 미군 시설에 대한 공격으로 미군 6명이 숨졌으며, 이후 요르단 등 다른 지역에서도 미군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WP는 전쟁 전부터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 가능성을 우려한 중부사령부가 일부 걸프지역 기지의 인원을 분산 배치했다고 전했다.
방공무기 소모도 향후 주둔 전략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WP에 따르면 미군은 전쟁 과정에서 패트리엇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 첨단 방공 요격미사일을 대량 사용했다. 미국 정부는 9월 말까지 이란전 관련 군사비가 약 37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이 금액에는 파손된 중동지역 기지를 복구하는 비용이 포함돼 있지 않다.
미국기업연구소(AEI)는 지난 4월 이란의 공격을 받은 미군기지를 수리·재건하는 데 약 5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때문에 국방부 내부에서는 기존 시설을 전쟁 이전과 같은 형태로 모두 복구할 것인지부터 다시 판단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치지역 자체를 변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WP에 따르면 중부사령부 내부에서는 병력 일부를 페르시아만에서 서쪽으로 이동시키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이 요르단과 이스라엘 등 비교적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공격할 능력을 보여준 만큼 단순한 기지 이전만으로 위험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미군 주둔 축소 여부는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국가에도 중요한 사안이다. 이들 국가는 수십 년간 미국과 방위협력 관계를 유지해왔으며 미군 병력과 방공망, 정보 공유 등에 안보의 상당 부분을 의존해왔다.
WP는 미국이 역내 병력을 줄일 경우 걸프 국가들이 자체 방위력을 강화하거나 다른 국가들과 새로운 안보협력을 확대하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군 병력 규모가 줄더라도 무기 판매와 정보 공유 등 미국과 걸프 국가 간 기존 안보협력의 다른 부분은 유지될 수 있다는 견해도 소개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공동방위협정을 체결하는 등 역내 국가들이 자체적인 안보협력을 확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세 나라는 지난 7일 한 국가에 대한 무력공격을 세 나라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메카 공동방위협정’을 체결했다.
그러나 미국의 중동 병력 축소가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WP는 현재 논의가 초기 단계이며 중동에서 군사적 영향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과 중국 등 더 큰 전략적 경쟁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미 행정부 내에서 맞서고 있다고 전했다. 최종적인 미군 배치 변경에는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의 승인이 필요한 만큼 실제 결정까지 상당한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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