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UAE, ‘호르무즈 의존도 0’ 추진…푸자이라 항만·송유관 투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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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물류·에너지 수출 의존도를 사실상 없애기 위한 대규모 인프라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심에는 아부다비 왕세자 셰이크 칼리드 빈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과 약 3천억달러 규모의 국부 투자 플랫폼 L’IMAD 홀딩이 있다.
블룸버그는 30일 아부다비가 이른바 ‘제로 호르무즈(Zero Hormuz)’ 전략 아래 해협을 거치지 않는 항만과 송유관, 물류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L’IMAD가 핵심 투자 주체로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전략의 핵심은 호르무즈 해협 내부에 집중된 기존 수출 경로를 UAE 동부 해안으로 분산하는 것이다. 특히 오만만과 직접 연결되는 푸자이라가 대체 수출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L’IMAD 중심으로 항만·물류 자산 재편
셰이크 칼리드 왕세자는 올해 1월 L’IMAD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다. 같은 달 아부다비 최고재정경제위원회는 ADQ의 자산과 투자를 L’IMAD 산하로 통합하기로 했다.
이후 L’IMAD는 항만과 물류, 에너지, 도시 인프라 등을 주요 투자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L’IMAD는 ADQ를 통해 현재 AD Ports Group 지분 75.42%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나머지 주식까지 인수하기 위해 주당 6.25디르함의 조건부 현금 공개매수를 제안했다.
블룸버그는 이 거래가 완료될 경우 AD Ports Group의 기업가치가 약 9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평가하면서, L’IMAD가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 밖의 새로운 항만 인프라에도 수십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추가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추가 투자 규모와 대상 항만은 공식적으로 확정 발표되지 않았다.
푸자이라 수출 능력 확대가 핵심
에너지 분야에서도 호르무즈 우회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ADNOC은 아부다비에서 푸자이라로 연결되는 새로운 서부-동부 송유관을 건설하고 있다. 이 송유관이 완공되면 푸자이라를 통한 ADNOC의 원유 수출 능력이 현재보다 두 배로 늘어날 예정이다.
셰이크 칼리드 왕세자는 지난 5월 ADNOC 이사회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이 프로젝트의 완공 시기를 앞당길 것을 지시했다. 현재 목표 가동 시점은 2027년이다.
푸자이라는 UAE 동부 해안에 있어 페르시아만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오만만과 인도양 방향으로 화물을 내보낼 수 있다.
블룸버그는 UAE 고위 관계자들이 향후 푸자이라 항만 능력 확대에도 상당한 관심을 두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글로벌 투자기관과 300억달러 인프라 협력
L’IMAD는 국제 투자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L’IMAD와 블랙록 산하 글로벌 인프라 파트너스(GIP), ADNOC,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최대 30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목표로 하는 공동 투자 파트너십을 추진하기로 했다.
투자 대상에는 에너지와 교통, 물류, 디지털 인프라, 수자원, 폐기물 관리 등이 포함됐다. 주요 투자 지역은 걸프협력회의(GCC) 국가와 중앙아시아다.
이 같은 움직임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여부와 관계없이 대체 물류망을 확보하려는 UAE의 장기 전략과 맞물려 있다.
타니 알 제유디 UAE 대외무역부 장관도 앞서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돼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해협에 대한 의존도를 제로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해협 밖 인프라도 군사적 위험은 남아
호르무즈를 우회한다고 해서 지정학적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런던정경대(LSE)의 슈테펜 헤르토그 교수는 블룸버그에 UAE 동부 지역의 항만 역시 이란과 가까워 드론과 단거리 미사일의 공격 범위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채텀하우스의 사남 바킬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국장도 호르무즈 의존도를 낮추는 전략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분쟁 양상이 확대될 경우 해협 밖에 새로 구축한 시설까지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UAE의 ‘제로 호르무즈’ 전략은 단순히 송유관 하나를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 항만과 물류, 에너지 수송망 전체를 재편하는 장기 프로젝트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 성패는 푸자이라를 비롯한 동부 해안의 수출 능력을 얼마나 빠르게 확충하고, 새로운 인프라의 안보 위험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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