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美·中·UAE '우주전쟁'…화성에서 동시에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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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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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새해에는 선진국, 신흥 우주개발국 등이 참여하는 '우주전쟁'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지난해 발사된 화성 탐사선들이 화성에 도착하고 새로운 로켓 발사 계획들도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기대를 모으는 것은 다음달 화성에 도달하는 탐사선들이다. 지난해 여름은 지구와 화성 간 궤도가 우주여행 시간 단축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했던 시기였다. 미국·중국·아랍에미리트(UAE) 등 3개국은 이 시기에 맞춰 각자 화성 탐사선을 발사한 바 있다. UAE는 지난해 7월 20일 화성 탐사선 '아말'을 발사했고, 중국은 같은 해 7월 23일 '톈원 1호'를 쏘아 올렸다. 

미국은 가장 마지막으로 지난해 7월 30일 화성 탐사선 '퍼시비어런스' 발사에 성공했다. 아말은 다음달 9일 화성 궤도 내에 진입할 예정이고 착륙은 하지 않는다. 톈원 1호는 같은 달 10일 화성 궤도 내에 들어올 전망이지만 착륙은 오는 5월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퍼시비어런스는 다음달 18일 화성에 착륙할 계획이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퍼시비어런스다. 가장 먼저 착륙할 뿐만 아니라 인류 최초로 화성에서 흙과 암석 등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보내는 '화성 샘플 귀환(MSR)' 임무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국(ESA)은 12년간 진행될 이 임무를 위해 탐사로봇(로버) 2대와 착륙선, 지구 귀환 궤도선을 사용할 계획이다. NASA가 개발한 퍼시비어런스는 약 4억7100만㎞ 거리를 날아가 다음달 18일 시속 1만9500㎞로 화성 대기권에 진입해 7분 만에 화성의 '예제로 분화구'에 착륙하게 된다.

 

퍼시비어런스가 예제로 분화구에 착륙하는 이유는 과거 화성에 서식하던 미생물의 흔적을 찾기 위해서다. 지름이 약 49㎞인 예제로 분화구는 과거 호수처럼 물에 잠겨 있었으며 미생물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위해 퍼시비어런스는 유기물질과 광물을 찾는 장비인 '셜록', 암석 및 잔해물의 화학적 구성을 분석하는 '픽슬', 원거리에서 암석 재질을 관찰하는 '마스트캠-Z', 레이저로 암석을 분쇄하는 '슈퍼캠' 등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또 1.8㎏짜리 소형 헬리콥터 '인제뉴이티'를 싣고 있어 퍼시비어런스는 화성처럼 지구보다 대기 밀도가 희박한 곳에서 비행체가 어떻게 비행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퍼시비어런스는 화성시간으로 1년(지구일 기준 약 687일) 이상 드릴로 암석 코어를 시추하고 표면의 흙·먼지 등을 채취해 원통형 금속 용기에 담아 모아둘 예정이다. 샘플 채취가 끝나면 이 용기를 수거할 다른 로버인 '페치'와 착륙선이 2026년 7월 지구에서 발사된다. 페치는 퍼시비어런스가 수집한 용기를 착륙선에 갖고 온다. 착륙선은 탑재하고 있는 고체연료 로켓과 발사용 튜브 시스템으로 샘플 컨테이너를 화성 저궤도에 쏘아 올린다. 이후 2028년 이를 '낚아 올' 지구 귀환 궤도선이 발사된다. 궤도선은 화성 궤도를 돌아다니는 컨테이너를 확보해 2032년까지 지구에 돌아온다. 페치와 궤도선은 ESA가, 퍼시비어런스와 착륙선은 NASA가 개발했다.

 

중국 '우주 굴기'의 상징인 톈원 1호도 과연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할지 기대를 받고 있다. 중국 국가우주국(CNSA)은 톈원 1호가 화성을 향해 순항 중이며 모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태에서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감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탐사선과 궤도선, 착륙선, 로버로 구성돼 있는 톈원 1호는 이미 지구·달 사진, 탐사선 셀카와 심우주 기동 등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톈원 1호는 궤도 진입 후 즉시 착륙 준비에 들어가 5월 착륙할 예정이다. 착륙지는 1976년 NASA의 바이킹 2호 착륙선이 처음 접촉해 탐험한 '유토피아 평원'으로 알려졌다.

 

톈원 1호는 착륙과 동시에 화성 전체를 광범위하게 조사할 계획이다. 지구와 통신하며 화성 지질구조, 토양 특성, 물과 얼음 분포 등을 분석할 전망이다. 톈원 1호의 로버는 태양전지 패널을 장착하고 있고 약 90일간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만약 톈원 1호가 화성에 착륙해 탐사 임무를 수행하면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화성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된다. 지난해 달 탐사선 '창어 5호'가 달에서 샘플을 채취해 지구로 무사 귀환하는 데 성공한 것에 이은 쾌거가 된다. 톈원 1호가 중국 우주 굴기 정책의 상징인 이유다.

 

아랍어로 '희망'이라는 뜻의 아말도 UAE 우주 진출의 희망을 안고 곧 화성에 도착한다. 아말은 UAE 건국 50주년인 2021년에 맞춰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는 '에미리트 화성 탐사(EMM)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 발사됐다. 특히 아말의 설계와 탑재체 개발을 모두 UAE 출신 과학자와 기술자들이 수행했다. 단 아말을 탑재한 로켓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발사체 'H2A'였다. 아말은 H2A에 실린 채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아말의 임무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은 화성 궤도 진입이다. 약간의 오차만 있어도 궤도에서 크게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옴란 샤라프 EMM 프로젝트 총괄은 "아말이 너무 빠르거나 느리다면 궤도에서 완전히 벗어나거나 화성과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도가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아말은 화성 궤도 진입 직전에 30분간 연료를 절반가량 연소해 스러스터(thruster)를 돌려 속도를 시속 12만1000㎞ 수준에서 1만8000km 정도로 감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말은 퍼시비어런스나 톈원 1호와 다르게 화성에 착륙하지는 않는다. 약 1305㎏ 무게에 작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기인 아말은 화성 궤도를 돌며 화성의 1년 기후도를 세계 최초로 그릴 계획이다. 아말에는 화성 대기층 얼음이나 오존 흔적을 찾는 고화질 카메라와 화성 대기권 아래 수증기를 분석하는 적외선 분광기, 대기 내 산소와 수소 포화도를 확인하는 자외선 분광기가 탑재돼 있다. 이를 이용해 아말은 55시간마다 화성 고도 2만~4만3000㎞ 타원 궤도를 돌며 기후도를 제작할 예정이다. 아말이 제작할 기후도는 1000GB 이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UAE는 아말의 기후도를 200개 이상 과학기관과 연구기관에 무료로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과학자들은 아말 기후도로 화성 날씨와 기후를 연구하면 화성 이주 가능성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