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바로 백신 맞을 수 있다고?"…UAE 향하는 세계 고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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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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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재벌, 정치인, 왕족이 줄지어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하고 있다. 현지에 있는 고위 인맥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을 먼저 맞기 위해서다. 여기에는 스웨덴 왕족에서 유명 금융가, 기업 경영진까지 글로벌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포함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UAE는 앞으로 코로나 백신 관광 프로그램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까지 정식 백신 접종 대상자는 UAE 거주자다. 

 

비거주자라면 투자, 부동산 매입, 현지 회사 설립 등을 통해 거주권을 얻거나 UAE 왕가나 정부 고위 관료 등 최상위 연줄을 통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UAE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백신을 조기에 확보한 덕에 백신 재고가 넉넉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백신은 유럽연합(EU)보다 빠른 12월 23일부터 접종을 시작했고 이후 중국 시노팜과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도 승인해 함께 접종하고 있어 백신 부족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UAE의 백신 접종률은 63%로 이스라엘에 이어 세계 2위다.

 

UAE에서 백신을 맞은 유명인사에는 영국 정부 자문이자 금융가인 벤자민 골드스미스가 있다고 FT는 전했다. 골드스미스는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강도 높은 봉쇄령이 떨어지기 전 UAE로 출국해 아내와 함께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아부다비 왕가의 초대를 받은 그는 "백신을 맞을 뜻은 없었지만 감사하게도 그런 기회가 생겼다"면서 "UAE는 원하는 누구에게나 백신을 놔준다. 마침 우리가 좋은 시기에 그곳에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비전펀드를 운영하는 라지브 미스라 등 소프트뱅크 일부 경영진과 이탈리아 에너지회사 에니의 클라우디오 데스칼지 최고경영자(CEO)도 비거주자이지만 UAE에 방문해 화이자 백신을 맞은 것으로 전해진다.

 

UAE와 사업 관계를 맺은 기업인들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는 아부다비의 한 정부 관계자는 "비거주자의 백신 접종 승인을 얻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기업인에게 백신을 맞히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백신 접종의 기회는 외국 기업인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에까지 돌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UAE에서 백신을 맞았다가 자국에서 커다란 후폭풍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마크 마신 캐나다 최대 연금펀드 회장은 해외여행 자제령을 어기고 UAE로 출국한 뒤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난달 사임했다. 지난주에는 스페인에서는 국왕 펠리페 6세의 누나 2명이 아부다비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은 것으로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하거나 최전선에서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먼저 돌아가야 할 백신을 돈과 인맥으로 샀다는 점이 공분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백신 접종을 위해 UAE를 찾는 이들은 점점 늘고 있다. UAE에 고위 인맥을 둔 초부유층은 전용기를 타고 UAE로 날아가 최고급 호텔에서 머물고 백신을 맞고 관광을 즐기기도 한다. UAE에서 거주권을 얻기 위해 현지에 사무실을 여는 외국인이 늘고 있으며 인접한 인도, 파키스탄, 레바논 국민들의 UAE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