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두바이판 옥토버페스트에... 獨 “우린 취소했는데, 왜 너희가”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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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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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올 가을 세계 최대 맥주 축제인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를 그대로 재현한 축제를 열기로 했다. 200년 넘게 옥토버페스트를 개최해온 독일 바이에른주와 주도 뮌헨은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고 있다.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는 방역을 이유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취소됐다.

 

3일(현지 시각)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UAE는 오는 10월 두바이 해변에 대형 텐트 32개를 설치해 옥토버페스트를 그대로 흉내낸 맥주 축제를 개최한다. 맥주 텐트도 독일에서 쓰는 디자인으로 제작하고, 종업원들에게 독일식 복장 입게 한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뮌헨에 있는 루드비히 1세 동상을 실물 크기로 제작해 행사장에 설치할 계획이다. 옥토버페스트는 1810년 바이에른 왕국의 황태자였던 루드비히 1세의 결혼식에서 맥주와 음식을 나눠준 데서 유래했다.

두바이의 맥주 축제에는 게스트로 할리우드 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 스티븐 시걸의 참석이 확정됐다. 초대형 관람차도 설치한다. 길이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세계에서 가장 긴 맥주 바’를 만들어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하는 등 중동 자본의 힘을 보여줄 예정이다.

 

UAE는 코로나 예방 백신 접종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축에 속해 경제 활동이 속속 재개되고 있다.

 

‘두바이판 옥토버페스트’ 구상이 알려지자 뮌헨시는 지난달 30일 성명을 내고 “옥토버페스트는 뮌헨이 원조이며 독점적으로 여는 축제”라며 “두바이에서 여는 축제는 뮌헨과 전혀 연관이 없다”고 했다.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주최 책임자인 클레멘스 바움가르트너는 언론 인터뷰에서 “법적인 조치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뮌헨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옥토버페스트를 올해는 두바이로 옮겨서 개최하는 것처럼 오인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해 취소됐으며, 올해도 개최하지 않기로 3일 최종 결정됐다.

 

두바이의 맥주 축제에는 코로나 사태로 타격을 입은 뮌헨 일대의 중소 맥주·음식 업체 수백곳이 대거 참여해 활로를 모색하기로 했기 때문에 독일로서는 뼈아플 수 밖에 없다. 독일의 옥토버페스트에는 매년 600만명 이상이 찾아와 700만L 이상의 맥주를 소비하기 때문에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다.

 

뮌헨시 관계자들은 “코로나 때문에 옥토버페스트를 두바이로 옮긴 것처럼 표현하는 언론 보도를 규탄한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