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쓰레기 길거리에 넘쳐나는 레바논 베이루트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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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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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부패, 경제난 등으로 인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길거리가 쓰레기장이 돼버렸다. 알자지라는 17일(현지시간) 쓰레기 처리 시스템이 복구돼지 않아 베이루트 거리가 폐기물로 가득 차 있으며, 레바논에서 나오는 쓰레기 절반 가량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바논 쓰레기 대란은 2015년 시작됐다. 당해 7월 레바논 정부는 베이루트시 최대 쓰레기 매립지를 대체지 준비도 없이 폐쇄했다. 당시 베이루트 시내 곳곳에 쓰레기가 쌓였고, 베이루트 인근 지역과 지중해 해안에도 쓰레기가 대량으로 버려졌다. 당시 5만여명의 시민들은 베이루트 길거리에 나와 쓰레기 문제 해결과 무능한 정부 지도자 교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베이루트 길거리에는 폐기물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바논 정부는 쓰레기 수거 업체와 유착관계를 유지하면서 업체들에 과도한 비용을 내고 있다고 알자지라는 지적했다. 지난 7월 사임한 사드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의 보좌관 동생이 운영하는 한 쓰레기 수거업체는 쓰레기통에 물을 넣어 청구 비용을 부풀렸다. 미셸 아운 대통령 가문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업가가 운영하던 업체는 당초 계약과 달리 쓰레기를 지중해에 무단투기했다. 뉴욕타임스는 두 회사가 레바논 정부와 4억3000만달러에 달하는 쓰레기 수거 계약을 맺었다고 2019년 12월 전했다.


쓰레기 수거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다. 인도 폐기물 처리 업체 람코(RAMCO)는 레바논 정부와 계약을 맺고 베이루트 쓰레기 처리를 맡고 있다. 람코 소속 이주노동자 수백명은 통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했지만 연봉이 인상되지 않아 하나둘 퇴사했다.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는 레바논의 달러당 레바논파운드 가치는 2019년 10월부터 약 2년 만에 90% 이상 하락했다. 람코 측은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필요한 인력의 절반만 베이루트에서 일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베이루트 항구 대폭발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생산활동 침체, 국정 공백까지 악재가 잇따르면서 레바논의 쓰레기 문제는 당분간 해결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나세르 야신 레바논 환경장관은 “정부가 폐기물 문제를 우선 해결하도록 노력하고 있지만 정치권의 싸움으로 한달이 넘도록 관련 논의를 못하고 있다”고 알자지라에 말했다.


레바논 일부 지역은 쌓여가는 쓰레기를 없애기 위한 차선책으로 소각을 선택했다. 하지만 분리수거되지 않은 플라스틱, 고무 등이 태워지며 대기오염이 심각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제 기구와 외국 정부 또한 레바논에 폐기물 관리 지원금을 보내려 했으나 레바논 정부의 자금 운영 투명성이 부족해 계획이 무산되기도 했다.|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