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풍채 좋은 할아버지"..美에 산타가 부족해진 '슬픈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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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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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발 구인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크리스마스 연휴에 빼놓을 수 없는 산타클로스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유는 다른 업종과는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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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4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남성이 뉴욕 시내에서 산타클로스 분장을 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AFP


2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잡지 뉴스위크는 "연말 선물 배송 등을 위협하는 공급망 이슈로 갈등을 겪는 미국인들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산타클로스(이하 산타) 부족'이란 또 다른 문제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산타 전문 고용기업인 하이어산타(HireSanta)의 설립자 미치 앨런에 따르면 높아진 백신 접종률 탓에 대형행사가 재개되며 산타를 찾는 수요가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120%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산타는 약 15% 줄었다.

산타 전문 그룹인 클링글 그룹(Kringle Group)에 따르면 산타로 고용되는 사람은 주로 평균 60대 중반, 몸무게는 100kg 이상으로 비만·당뇨·심장질환 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고령과 비만은 코로나19에 취약한 요인으로 잘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국에선 질병으로 목숨을 잃은 산타가 늘었다. 하이어산타의 앨런은 "고령화 등 여러 원인이 있지만 코로나19가 (산타 부족 사태의) 주요 요인이었다"며 "불행히도 지난 18개월 동안 수많은 산타가 세상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2000명의 회원을 보유한 산타 전문 조직인 IBRBS의 스티븐 아놀드 회장도 "코로나19로 회원 57명을 잃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산타 역할을 포기하는 사례도 있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행사기획자로 근무하는 브라이언 윌슨은 "함께 일해오던 산타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의 남성으로, 코로나19를 피해 고향에 가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미국에서 미성년자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산타들의 두려움을 키우는 이유가 된다. 산타는 선물을 받을 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대화를 나누는 등 어린이들과 밀접 접촉 하기 때문이다. 미국 소아과학회(AAP)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미성년 신규 감염자는 14만1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는 2주일 전인 지난 4일(10만7000명) 대비 32% 증가한 것이다.ㅣ머니투데이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