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이재용, 이번엔 중동행...정상급 리더와 신사업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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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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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귀국 12일 만에 UAE·사우디 잇달아 방문

유럽 방문 이어 연내 또 해외출장 등 더 빨라진 ‘뉴 삼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출장길에서 돌아온 지 12일 만에 또다시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에는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를 찾는다.


지난달 24일 미국 출장 귀국길에서 이 부회장은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와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한 터라 그의 잇단 해외 출장은 신사업 모색을 위해 재계 1위인 삼성전자의 위기 의식이 배인 것으로 보인다. 


6일 법무부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힌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혐의 재판에 출석한 이후 이날 밤 10시께 UAE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의 재판은 매주 목요일에 열리지만 이번주에는 재판부 사정으로 월요일로 앞당겨져 다음 공판 기일(16일)까지 9일간을 활용해 빠르게 출장 일정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는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임원급 등 기업의 필수 인력'에 해당해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그의 이번 출장 사실도 '기업인 패스트트랙'을 정부 기관에 제출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연이어 찾는다. 그동안 단절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새 트렌드를 확인하는 동시에 신사업 기회 등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중동 출장을 통해 석유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4차 산업혁명기에 새로운 도약을 추진 중인 중동 국가들과 교류를 확대하면서 신시장 개척에 직접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UAE 두바이를 방문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동하며 정보통신(IT), 5G 등 분야에 대한 협력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 방한한 빈 자이드 왕세제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으로 초청해 5G 통신을 시연하고 첨단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공장을 직접 소개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그해 6월 한국을 찾은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를 삼성 승지원에서 만나 미래 성장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승지원은 고(故) 이건희 회장이 1987년 이병철 선대 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삼성의 핵심 의사 결정이 이뤄진 곳이다. 당시 사우디 측이 이 부회장이 제시해 온 AI, 5G,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비전에 큰 관심을 보임에 따라 승지원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이에 화답하듯 그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 빈 살만 왕세자를 또 만났다. 두 사람의 계속된 만남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역점을 둔 이 부회장과 사우디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이끄는 빈 살만 왕세자 사이에 상호 협력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사우디 방문 당시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현장을 직접 점검하며 추석 연휴에도 일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도 중동의 정상급 리더들과 만나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동 방문 이후 인접한 유럽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네덜란드 ASML 본사를 찾아 피터 버닝크 CEO와 마틴 반 덴 브링크 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삼성전자의 EUV 도입은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재계는 ‘뉴삼성’을 강조한 이 부회장이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외국을 찾아 글로벌 트렌드를 익히고 신성장 동력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다. 연말에도 해외 출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2주간 서울중앙지법이 겨울철 휴정기라 이 부회장은 이 기간에 또다시 해외 출장길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ㅣ아주경제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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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열흘간의 미국 출장을 마치고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신설하겠다고 최종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