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 모시고 사는 서울시민… 월급 절반, 집값 내는데 쓴다

페이지 정보

작성일 21-12-16

본문

3분기 주택구입부담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서울시민, 주담대 상환에 가구소득 45.5% 사용

내년부턴 DSR규제로 이마저도 힘들듯



서울에 집을 가진 사람은 가구소득의 절반가량을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환에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민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올 3분기 182포인트를 기록하며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년부터 금융당국의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작되고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서울에서 내 집 마련하기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13일 주택금융공사 산하 주택금융연구원의 지역별 주택구입부담지수 통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직전 분기(172.9포인트)보다 9.1포인트 상승한 182포인트를 기록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표준대출로 중간가격의 주택을 구입할 때 져야 하는 대출 상환 부담을 나타낸다. 지수가 높을수록 소득 대비 주택 구매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지수 100포인트는 가계소득의 25%를 주담대 상환에 쓴다는 뜻으로, 이 지수가 182포인트인 상황에서는 집을 가진 서울시민이 평균적으로 가구소득의 45.5%를 주담대 원리금 상환에 쏟아붓고 있는 셈이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올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미 올 1분기(166.2포인트) 이전 최고치였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2분기(164.8포인트)를 뛰어넘었다.


이처럼 힘겹게 소득의 절반가량을 주담대에 쏟아부어 집을 사는 것도 내년부터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위해 조기도입하기로 한 차주단위 DSR 규제가 다음 달부터 적용된다. 총 대출액이 2억원 이상이면 DSR이 40%로 제한된다.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을 수 없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대출 여력이 없는 중위소득 가구는 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중간가격보다도 낮은 가격의 서울 외곽 지역으로 계속해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대출 금리마저 갈수록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여파로 4분기 들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승 폭은 커지는 추세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3분기 주담대 평균 금리(분할상환 기준)는 연 2.98%에 불과했으나, 이날 기준으로는 최대 연 5.03% 수준으로 훌쩍 뛰었다. 30년 만기 주담대 3억원을 보유한 사람의 월 상환 원리금이 2~3개월 만에 126만원에서 162만원으로 36만원 늘어난 것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득과 자산 절반이 부동산에 묶여있다는 점은 개별 가구 입장에서 굉장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출이자 상승기와 부동산 가격 하락기가 겹친다면 빚은 늘고 자산은 줄어드는 이중고에 처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