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이슬람 국가들, 아프간 인도적 위기 해소 위한 기금 설립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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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1-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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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과 제제로 아프간 경제 파탄 위기

유엔, 900만명 심각한 굶주림 시달려

미국에서도 제재 완화 주장 나와


이슬람권 국가들이 심각한 식량 부족 상황에 처해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사람들을 돕기 위해 기금을 설립하기로 했다.


19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긴급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아프간 지원을 위한 기금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고 파키스탄 외교부가 발표했다. 이슬람협력기구는 이슬람권 57개국이 속한 국제기구로 아프간 인도적 위기 상황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이날 긴급회의를 열었다. 기금 지원은 이슬람개발은행을 통해 이뤄지고, 탈레반 정권을 거치지는 않을 예정이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이 회의에서 “즉시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아프간은 혼란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호소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전했다.


아프간은 오랜 내전과 기후 변화 등으로 만성적인 경제난과 식량 부족에 시달려왔다. 올해는 심각한 가뭄에 지난 8월 탈레반 재집권 뒤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까지 겹쳐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특히 탈레반이 집권한 뒤 아프간 국외 자산 약 90억 달러가 동결되며 필요한 생필품 수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프간의 공무원과 공공 의료기관 종사자들 역시 경제난으로 제대로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중이다. 유엔(UN)은 아프간 전체 인구 55%에 해당하는 2300여만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이 중 900여만명 가까이가 심각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아프간 5살 이하 아동 중 320여만명이 이번 겨울 영양실조 상태에 처할 우려가 있고, 국제 사회 지원이 없으면 이 중 100여만명이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내에서도 조 바이든 행정부에게 아프간에 부과하고 있는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전직 아프간 주둔 미국 사령관 3명과 카불 주재 전직 미국 대사 3명이 바이든 행정부와 제재 완화와 아프간 국외 자산 동결 해제 고려를 촉구하는 글을 싱크탱크 ‘아틀란틱 카운슬’ 누리집에 실었다. 지난 15일에는 미국 하원의원 40여명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에게 “탈레반이 아니라 아프간 사람들에게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는 조처들을 취하기를 권고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이슬람협력기구 회원국들은 아프간인들을 지원할 방법을 찾고 있지만 탈레반 정권을 ‘공식 정부’로 승인하고 있진 않다. 아미르 칸 무타키 탈레반 외교부 장관이 탈레반 정권을 대표해 이번 회의에 참석했지만 회원국 대표단 공식 사진 촬영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이슬람협력기구는 성명에서 아프간을 통치하고 있는 탈레반이 “국제 인권 규약에 따른 의무들 특히 여성과 아이, 청소년, 고령자 등 특별한 도움네이 필요한 계층에 대한 의무들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