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아프간 전쟁 승자는 방산·용병업체들"...재건 예산은 대부분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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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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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0년간 치른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실질적인 승자는 그동안 무기를 댄 방산업체들과 특수작전 등을 수행한 용병을 댄 민간군사업체들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꼬집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해 아프간 전쟁을 지속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철군을 지시했고, 2월말부터 철수하기 시작해 8월 철수를 완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승리'라고 주장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 전쟁비용 최대 절반이 군수·용병업체 몫

WSJ은 지난해 12월 31일(이하 현지시간) 2001년 9·11 테러 이후 20년간 지속된 아프간 전쟁에 미국이 14조달러를 쏟아부었다면서 승자 없는 이 전쟁의 유일한 승자는 방산·민간군사업체들이라고 전했다.


전비 14조달러의 30~50%가 미 5대 군수업체를 비롯한 민간 사업자에 돌아갔다.


브라운대 전쟁비용 프로젝트에 따르면 록히드마틴, 보잉, 제너럴다이내믹스, 레이시온테크놀러지스, 노스롭그루먼 등 5개 업체가 2조1000억달러를 가져가는 등 최대 7조달러가 이들 민간 사업자들에게 갔다.


용병업체들도 수십억달러를 손에 거머쥐었다.


이들은 아프간 경찰들을 훈련시키고, 서방 외교관들에 대한 경호 업무 등을 맡았다.


■ 확대되는 용병업체 역할

미 행정부 전현직 관계자들에 따르면 민주, 공화 가릴 것 없이 어떤 정부가 들어서건 파병 규모를 확대하지 않고, 인력 손실도 줄이기 위해 용병업체들을 활용해왔다.


2005년 미 특수부대 그린베레로 아프간에 파병됐다가 뒤에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마지막 국방장관 대행을 지냈던 크리스토퍼 밀러는 과거 징집병에 비해 자원으로만 구성된 지금의 군 치계에서는 파병할 수 있는 병력 수가 적기 때문에 작전 수행을 위해 용병업체 외주가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파병규모가 절정에 이르렀던 2008년 아프간과 이라크에 파견된 군병력은 18만7900명이었지만 민간군사업체들과 계약해 배치한 용병 규모는 이보다 많은 20만3660명이었다.


용병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후 계속 높아졌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에는 아프간 배치 병력이 9800명이었지만 용병수는 2배가 넘는 2만6000여명에 달했다.


용병은 민간인이지만 위험한 임무에 배치돼 사망하는 이들도 많다.


아프간 전쟁 20년간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사망한 미군은 7000여명, 용병 사망자 수는 그 절반인 3500여명에 이르렀다. 용병 사망자 수는 노동부가 통계를 냈지만 아직 집계가 끝난 것은 아니다.


■ 대규모 부패 등으로 1500억달러 재건비용 날려

미국은 아프간 재건 등에도 막대한 돈을 쏟아부었지만 부패 등으로 낭비되는 돈도 많았다.


1500억달러 가까이 투입된 아프간재건 프로젝트를 감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특별감사관실에 따르면 부패와 낭비가 엄청났다.


지난해초 아프간재건 특별감사관실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관실이 감사한 78억달러 프로젝트 가운데 원래 계획대로 도로·병원·교량·공장 등에 지출된 자금은 고작 15%인 12억달러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또 24억달러가 군용기, 경찰, 농업 프로그램, 기타 개발계획에 투입됐지만 대부분은 중간에 계획이 폐기되고, 시설물들이 파괴되거나 다른 목적으로 전용됐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아프간 고급모직 시장 부흥을 위해 이탈리아에서 염소 9마리를 수입하고 관련 시설을 만드는데 600만달러를 지출했지만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또 국제원조를 담당하는 미 연방기구인 미 국제개발청(USAID)은 약 1930km 자갈길을 깔라고 한 업체에 2억7000만달러를 지불했지만 161km를 깐 뒤 계획을 취소했다. 3년 동안 160km넘게 길을 만들었지만 테러 공격으로 125명 넘게 사망한 뒤 계획을 접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