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수단 민간 출신 총리 사임… 쿠데타 정국, 다시 혼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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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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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부 시위 석 달째… 사망자 57명

군부와 민간 갈등에 정국 혼란 계속


지난해 10월 쿠데타가 발생한 아프리카 수단에서 민간 지도자 출신 압달라 함독 총리가 결국 사임했다. 함독 총리는 쿠데타 직후 가택 연금됐다가 한 달 만에 복권돼, 최근까지 군부와 민정 이양 협상을 해 왔다. 함독 총리 퇴진으로 군부와 민간의 갈등이 전면에 드러나면서 수단 정국은 더욱 극심한 혼란으로 빠져들 공산이 커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함독 총리는 2일(현지시간) 국영 방송 연설에서 “책임을 반납하고 총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저의 사임이 다른 사람에게 ‘민간ㆍ민주 국가’로 전환하는 일을 마무리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 세력은 분열돼 있고, 과도 정부는 (군부와 민간의)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토로하며 “수단은 생존을 위협당하는 위험한 전환점을 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민정 이양 협정에 대해 논의할 ‘원탁회의’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단은 쿠데타 이후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쿠데타 주역 압델 부르한 장군은 ‘30년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을 축출한 2019년 민중 봉기에도 힘을 보탰던 인물이라 더 큰 반발을 샀다. 수도 하르툼을 비롯해 전국 각지로 반쿠데타 시위가 번졌고, 군부의 무력 진압에 유혈 사태가 잇따랐다. 지난달 31일 군부가 시위대를 향해 총을 난사해 최소 4명이 숨진 데 이어 이날 함독 총리 사임 발표 전에도 2명이 희생됐다. 현지 의료단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는 최소 57명에 달한다.


군부는 국제사회가 경제 원조를 끊으며 강하게 압박하자 쿠데타 한 달 만인 지난해 11월 말 체포했던 정부 각료들과 정치인을 석방하고 과도 정부 복원에 합의했다. 2023년 총선도 민주적으로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민주 진영은 군부와 타협한 함독 총리를 비판하며 군부에 즉각적인 권력 이양을 요구해 왔다.


함독 총리 사임 발표 이후 미국 국무부는 “수단 지도자들은 이견을 제쳐두고 합의를 도출해 민간 통치가 지속되도록 해야 한다”며 “자유, 평화, 정의 추구를 명시한 헌법에 따라 차기 총리와 내각을 임명하라”고 촉구했다.|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