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홍콩 떠나는 기업들…'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사업에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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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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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결과, 경영진 3명 중 1명 홍콩 투자 미뤄

자가격리 시행 않는 싱가포르 대안으로 부상


세계 최고의 비즈니스 중심지 중 하나인 홍콩이 기업 경영진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 홍콩 정부가 극소수의 코로나 확진 사례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홍콩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진은 출장에 제한받고 있다. 경영진들은 “심지어 중국 본토에 가서 사업 파트너, 잠재 고객들을 만나는 것도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홍콩 주재 미국 기업단체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영진의 과반이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홍콩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경영진 3명 중 1명은 홍콩에 대한 투자를 미루고 있다. 이번 조사는 홍콩이 미국·영국 등 8개국에서 출발하는 항공기의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지난해 말에 실시됐다.


홍콩 정부 자료를 보면 지난해 6월 기준 1년간 홍콩에 지역본부를 둔 외국 기업은 10여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에서 기업을 운영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국제 기업 경영진들과 외국 외교관들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홍콩당국은 코로나19 관련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캐리 램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22일 “홍콩은 바이러스와 공존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백신 접종률이 너무 낮다”며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할 것을 강조했다.


앞서 홍콩당국은 한 애완동물 가게의 점원이 햄스터로부터 코로나에 전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의심 사례를 보고 받고 가게에 보관된 약 2000마리의 햄스터를 살처분하기로 결정해 논란을 사기도 했다.


WSJ는 많은 기업이 홍콩을 떠나면서 싱가포르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싱가포르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1000명을 넘는데도 싱가포르 정부는 많은 지역에서 입국 후 자가격리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


한편 홍콩은 △친기업적인 정부 △자본에 대한 손쉬운 접근 △중국과의 가교라는 점에서 오랫동안 전 세계 많은 대기업들의 중심지였다. 높은 삶의 질과 낮은 세금은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홍콩은 찾는 요인이기도 했다.|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