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라틴계 백설공주·흑인 인어공주' 디즈니, 진보와 위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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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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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는 인종차별과 화이트워싱 백인 캐릭터가 아니지만 백인을 캐스팅하는 화이트워싱을 경계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안 아키데미 시상식은 '백인들만의 잔치'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2017년부터 아카데미 회원의 여성과 소수계 비율을 2배 이상 늘리기로 했으며 실제로 주요 부문에 유색인종 배우들과 여성 감독, 작가, 배우들을 노미네이트시키며 변화 중이라는 인식을 줬다.


반면 아카데미 시상식과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골든글로브는 HPPA 모든 구성원이 백인으로만 이뤄진 사실과 더불어 지난해 흑인이 참여한 작품이 작품상 후보에 오른 점이 문제가 돼 영화인들로부터 보이콧을 당해, 올해는 시상식을 화려하게 꾸미는 배우도, 생중계도 되지 않고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영화인들도 캐스팅부터 영화 내 인종차별이나 조롱, 갈등을 부추기는 요소를 해소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힘쓰고 있다. 그중에서도 애니메이션 실사판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에 라틴계 배우 레이첼 지글러, '인어공주'에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하고 '이터널스'에 동성애자 캐릭터와 키스신을 넣는 등 주도적으로 변화에 앞장서는 월트디즈니는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할리 베일리를 '인어공주'에 캐스팅한 이후 자신들이 원하는 공주님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캐스팅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디즈니는 '가엾고 불행한 영혼들에게'라는 제목으로 산하 프리폼(Freeform) 인스타그램을 통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디즈니 측은 '인어공주' 원작이 덴마크 동화이기 때문에 흑인 인어공주는 있을 수 없다는 주장에 "덴마크 사람이 흑인일 수 있으니까 덴마크 인어 역시 흑인일 가능성도 있다. 흑인인 덴마크 사람과 인어가 유전적으로 빨간색 머리카락을 갖는 것도 가능하다"라고 맞섰고 할리베일리에 "놀랍고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실력 역시 아주 뛰어나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애니메이션 속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며 우리의 선택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그건 당신의 문제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월트디즈니 OTT 플랫폼 디즈니플러스가 '피터팬'과 '아기 코끼리 덤보, '아리스토캣', '로빈슨 가족'에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이 담겨 7세 이하 어린이를 위한 콘텐츠에서 해당 애니메이션을 삭제했다. 또 배급과 제작을 맡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푸에르토리코 전부 라틴계 배우로 캐스팅을 과거 동명의 영화에서 백인 배우로 지적받았던 문제를 거세했다. 또 스페인어에 자막을 따로 넣지 않아 다른 문화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이민자의 입장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도록 일부러 의도한 것이다.디즈니는 인종·민족·종교·성차별 등의 편견을 경계하는 것을 가치로 두며 이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선천적 왜소증을 가지고 태어난 배우 피터 딘클리지가 제동을 걸었다. 최근 피터 딘클리지는 핫 팟캐스트에 출연해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 대해 "디즈니에서 많은 위선이 일어나고 있다"며 그들이 라틴계 여배우를 백설공주로 캐스팅한 것을 자랑스러워했을 때 나는 조금 당황스러웠다. 어떤 면에서는 진보적이지만 아직도 난쟁이 7명이 동굴에 사는 이야기를 여전히 하고 있다.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배우와 제작사를 존중하지만, '난 뭐하고 있는거지?'란 생각이 든다"라고 비난했다.


할리우드에서는 왜소증 캐릭터에 대해 신체적 결점처럼 묘사하거나 이를 이용해 웃음을 유발하며 소비해왔다. 피터 딘클리지는 여기에 대해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배우다. 여기에 디즈니플러스는 "애니메이션의 고정관념이 강화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난쟁이 캐릭터에 대해 다른 접근방법을 취하고 있으며 왜소증 커뮤니티의 구성원과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디즈니가 정치적 옳음을 표방하며 나아가고 있지만 위선적이라는 비판은 앞서도 있었다. 애니메이션 실사화 영화 '뮬란'을 위구르족 인권 탄압이 자행된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촬영을 진행했고 "투루판 공안국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중국 당국에 감사 인사를 전하는 엔딩 크레딧으로 전했다. 또 홍콩 디즈니플러스의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에서 중국 천안문 사태를 다룬 에피소드를 삭제했을 당시에도 비난을 받았다.


과거에 불편했던 문제들을 지금의 시류에 맞게 바꿔나가고 있는 디즈니지만, 피터 딘클리지의 말처럼 반발이 거센 인종차별에는 앞장서지만, 그렇지 않은 사안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접근한다거나, 중국 앞에서 침묵하는 행위에 대해 선택적 진보라는 비난도 적지 않다. |데일리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