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에르도안의 인플레 해법은 터키 통계청장 모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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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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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고공행진과 관련해 갈등을 빚던 터키 통계청장 모가지를 날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9일(이하 현지시간) 터키 관보를 인용해 사이트 에르달 딘체르 통계청장이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터키의 지난해 12월 물가상승률이 전년동월비 36% 폭등해 1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터키 통계청 투르크스타트의 발표가 나온 뒤다.


딘체르 청장은 투르크스타트 청장에 임명된 지 10개월밖에 안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딘체르 후임으로 터키 금융규제감독청(BRSA) 부청장을 지낸 에르한 세틴카야를 앉혔다.


에르도안은 터키 국부로 추앙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케말 파샤)가 건국 이후 유지했던 종교와 정치의 분리, 세속주의를 계속 흔들고 있다.


이슬람 율법을 기초로 고금리를 반대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금리를 올려 물가 고삐를 잡는다는 정통 경제이론도 무시한다. 에르도안은 낮은 금리가 유지되면 물가 안정이 뒤따른다는 해괴한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때문에 에르도안은 인플레이션 고공행진 와중에도 터키중앙은행(TCMB)에 지난해 말 4차례 금리인하를 지시했고, 터키 리라화 가치 폭락을 부른 바 있다. 리라 가치 폭락은 수입물가를 대폭 끌어올려 이후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했을 것으로 보인다.


딘체르 해임은 터키 언론들이 통계청장과 에르도안 간에 물가상승률이 오르는 것에 대한 갈등이 있다고 보도한지 수주 뒤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투르크스타트는 야당으로부터도 상당한 압박을 받아왔다. 야당은 투르크스타트가 물가상승률 지표를 인위적으로 낮추기 위해 통계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딘체르는 이달 초 통계조작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경제일간 두냐와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 데이터 발표는 8400만 터키 시민들에 대한 책임을 수반한다면서 "오류가 들어간 통계 발표를 허락하는 것은 8400만 인민들에게 내가 불공정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딘체르는 "주지하다시피 수백만 노동자들의 급여가 우리가 발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를 근거로 오르고 있다"면서 "이 사람들의 소득을 조작하는 것, 그들의 권리를 박탈하는 짓은...결코 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딘체르 청장의 모가지가 날아가고 새 청장이 들어선 가운데 다음달 3일 발표되는 터키의 1월 물가상승률 지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심의 중심에 서게 됐다.


1월 인플레이션은 지난해 12월 지표보다 더 오른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누레딘 네바티 터키 재무장관은 일정한 지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이스탄불에서 이코노미스트들 모임에 참석해 수개월 안에 물가상승률이 40%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터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에 이미 48%까지 치솟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