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이니치 “日 정부의 사도광산 세계유산 추천, 국익 해친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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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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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이니치신문(每日)이 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조선인들이 강제 노역했던 사도(佐渡)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1일 마이니치신문은 ‘문화의 정치 이용을 위험하게 여긴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이웃 나라(한국)와 대결 자세를 연출하려는 의도로 문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듯한 행동은 오히려 국익을 해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가 당초 한국의 반발을 고려해 사도 광산 추천을 보류하려고 했으나,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비롯한 자민당 보수파가 소극적이라고 비판하자 방침을 바꿨다면서 “7월 참의원 선거를 염두에 두고 보수표를 의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이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려는 것을 일본 정부가 전방위 압박을 가해 관계국의 협의를 중시하도록 지난해 세계유산 심사 제도 개편을 주도했다”며 “일본 정부가 최근 관계국(한국)과의 이해가 불가결하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에 이번 추천은 모순된다”고 비판했다.


마이니치는 “세계유산은 인류가 공유해야 할 보편적 가치가 있는 문화재를 보호하는 제도”라며 “아베 전 총리가 (한국이) 역사 전쟁을 걸고 있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지만 역사 인식에 관한 마찰을 가져와서는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일본의 다른 주요 언론들은 일본 정부의 사도광산 추천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지난달 29일 낸 사설에서 “사도광산에 대해 강제노역 피해 현장이라고 주장하며 추천 취소를 요구하는 한국의 주장은 억지”라며 “일본은 배수진을 치고 한국의 선전전을 뒤집으며 국제사회의 이해를 넓히기 바란다”고 했다.


요미우리는 “기시다 내각이 한때 한국의 반발을 고려해 추천을 보류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귀중한 문화재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왜 국내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일으켰을까”라고도 했다.


같은 날 산케이신문 역시 사설을 통해 “일본 정부는 자부심을 갖고 사도광산을 추천하고 등록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했다. 산케이는 “정부 내에서 한때 추천 보류가 검토됐지만 추천은 당연하다”며 “추천을 미루면 조선인들이 가혹한 노동에 종사했다며 반발하는 한국의 비판에 굴복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유네스코 등록을 위해 한국에 대해 사실에 입각해 의연하게 반박하고 국제사회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1일 사도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기로 정식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문화유산으로서 (사도광산의) 훌륭한 가치가 평가될 수 있도록 한국을 포함한 관계국과 정중하고 냉정한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여부는 내년 여름쯤 결정될 전망이다. 유네스코 자문기관인 국제기념물유적회의 등이 현지 조사를 실시, 2023년 5월을 전후로 등록 적부를 권고할 예정이다. 이후 6월~7월쯤 21개국으로 구성된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사도 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여부를 최종 심의하게 된다.|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