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바이든, 우크라 침공 막을 의지 없다".. 유럽서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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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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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기가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미온적(微溫的) 태도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폭적 지지와 강력한 러시아 제재 의지를 밝히면서도, 정작 미국 정상의 우크라이나 방문이나 자국 병력의 현지 주둔 등 깊숙한 개입은 꺼린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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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하며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내용을 전하고,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우크라이나 언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수일 내에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서방 세계의 대표 격인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 사회의 든든한 지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되고, 러시아에도 실질적 ‘경고’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 백악관은 회담 후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의 초청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미국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그가 직접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영국·독일 등 미국의 동맹국 정상이 잇따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하고, 지지를 약속한 것과는 동떨어진 태도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당장 불안감이 표출되고 있다. “미국이 ‘전폭적 지원’을 말하면서도, 직접 나서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우크라이나에 직접 미군을 배치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12일에는 “우크라이나 내 미군 교관 160명을 타국으로 재배치한다”는 발표도 나왔다.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우크라이나 주변국에 연일 병력을 추가 배치하는 것과 상반된다. 미국의 이런 태도가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침공설’이 확산하며 우크라이나의 긴장감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수도 키예프에선 14일 한국 교민 일부가 대사관이 마련한 전세 버스를 이용해 폴란드 접경 도시 리비우로 철수를 시작했다. 폴란드는 전쟁 발발 시 피란민이 밀려들 것에 대비해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도시들에 최대 100만명 규모의 난민 수용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영국은 14일 폴란드에 350명의 추가 병력 배치를 시작했다.

항공편 중단도 시작됐다. 네덜란드 KLM항공이 13일 우크라이나 운항을 중단했고, 독일 루프트한자는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다. 러시아가 이날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 반도 인근 흑해 해상에서 군함 30여 척을 동원한 훈련에 돌입하면서 일대를 지나는 민간 항공기에 대한 우회(迂廻) 요청도 나왔다.

미국 정부는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13일 CNN을 통해 “러시아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20일) 이전에 미사일 공격을 시작으로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맹공을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푸틴 대통령이 긴장을 낮추거나 외교적 방법을 택하겠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다”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ㅣ조선일보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