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선 D-1 여성의날, 윤석열 "여가부 폐지" 이재명 "여혐 중단"

페이지 정보

작성일 22-03-08

본문

세계 여성의 날, 엇갈린 메시지

심상정 "제 생애가 페미니즘"


2c4cb443e4822ea5fb147f69097e6fdf_1646742233_5805.png 

이재명(왼쪽 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여성의 날인 8일 서울 여의도 우체국 앞에서 여성 유권자와 인사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날 부산 연제구에서 유세하고 있다. 



대선을 하루 앞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성평등 메시지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 후보는 "여성의 삶이 나아지는 건 우리 모두의 삶이 나아지는 것"이라며 성차별 해소 의지를 보인 반면,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는 논쟁적 공약을 재차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제 생애가 페미니즘이었다"며 여성 표심에 호소했다.


이재명, 윤석열 '구조적 성차별 없다' 발언 때리기

이 후보는 8일 페이스북에 "여성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오신 모든 분들께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세계 여성의 날 축하 메시지를 올렸다. 이 후보는 "일부 정치권은 한국 사회에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는 주장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 많은 국민께서 여성혐오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가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는 것과 달리, 자신은 여성이 차별받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한다고 내세운 것이다.


20대 여성은 과거 대선과 총선에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지만 이번 선거에선 부동층으로 돌아섰다. 민주당은 이들을 돌려세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추적단 불꽃'에서 활동하며 N번방 디지털 성폭력 사건을 세상에 알린 박지현 선대위 디지털성범죄근절특위 위원장이 이날 이 후보의 서울 여의도 유세에 동참한 것도 이를 위해서다. 유세차에 오른 박 위원장은 "혐오를 조장하는 대통령은 기필코 막아야 한다"고 외쳤고, 이 후보는 여성 참정권을 상징하는 장미를 박 위원장에게 줬다.


문재인 대통령도 여성 차별 해소를 다음 정부 주요 과제로 꼽으며 민주당과 보조를 맞췄다. 문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성의 날 축전을 올려 "유리천장 등 성평등을 가로막는 구조와 문화가 곳곳에 남아있다"며 "다음 정부에서도 (성차별 해소를) 계속 진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윤석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끌어올려

윤 후보는 부동층인 여성보다 지지층인 20대 남성의 반(反)페미니즘 정서를 여전히 우선 순위에 뒀다. 윤 후보는 세계 여성의 날에 대한 언급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여성가족부 폐지' '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성범죄와의 전쟁 선포' 같은 공약을 페이스북에 다시 올렸다. 여가부 폐지와 무고죄 처벌 강화는 여성들이 반발하는 반(反)성평등 공약이다.


2c4cb443e4822ea5fb147f69097e6fdf_1646742298_6838.png 

윤 후보가 세계 여성의 날인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여가부 폐지' 등 공약을 다시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윤 후보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인정한 외신 인터뷰를 국민의힘이 정정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윤 후보가 인터뷰에서 "불평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라고 답변했다고 7일 보도했는데, 국민의힘은 8일 윤 후보의 서면 답변이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란 표현이 추가됐다고 해명했다.


인터뷰 기사를 쓴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윤 후보의 서면 답변을 공개하며 반박했지만, 국민의힘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심상정 "이재명, 여혐 주장도 생각해볼 거리로 공유"

대선 레이스 초반부터 '페미니스트 후보'임을 내세운 심 후보는 자신의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호소하면서 "심상정이 포기하지 않고 걸어온 성평등의 길을 응원해달라"고 했다.ㅣ한국일보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