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난해 최소 83명의 여성이 남편·애인에게 살해됐다

페이지 정보

작성일 22-03-09

본문

한국여성의전화 2021년 언론보도 분석

살인미수 포함 피해자 최소 1.4일에 1명꼴

13년간 보도로 알려진 피해자만 1155명


지난해 남편·애인 등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이 최소 83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의전화는 7일 ‘2021년 언론보도를 통해 본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분석’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언론에 보도된 남성 배우자나 애인에 의한 여성살해 사건을 분석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친밀한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은 최소 83명이고, 살인이 미수에 그쳐 살아남은 여성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는 26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소 1.4일에 1명의 여성이 남편·애인 등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되거나 살해될 위험에 처했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는 언론에 보도된 최소한의 수치로, 보도되지 않은 사건을 포함하면 살해된 여성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짚었다.


가해자가 진술한 범행 동기로는 “이혼·결별을 요구하거나 재결합·만남을 거부해서”라는 이유(85명·26.7%)가 가장 많았다. 이어 “다른 남성과의 관계에 대한 의심”(56명·17.6%), “홧김에, 싸우다가 우발적”(40명·12.5%), “자신을 무시해서”(14명·4.3%), “성관계를 거부해서”(4명, 1.3%) 등의 사유가 뒤따랐다. 이외에도 가해자들은 “현관문 비밀번호를 바꿔서” “헤어진 후 다른 남자를 만나서” “잠을 깨워서” “말대꾸를 해서” “아이가 우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양육비를 요구해서” 등을 범행 동기라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는 전 연령대에서 발생했다. 피해자의 연령대가 파악되는 사건을 대상으로 분석해보니, 여성살해 피해자 중 30대와 40대는 각각 23.8%, 20대는 22.2%, 50대는 19%, 60대는 7.2%였다.


친밀한 관계 내에서 발생한 여성폭력은 주변인의 생명도 위협했다. 피해 여성의 자녀나 부모, 친구 등 주변인이 중상을 입거나 생명을 잃은 경우는 최소 59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년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피해자는 최소 1155명이었다. 살인미수와 피해자의 주변인까지 포함한 피해자의 숫자는 최소 2833명이었다. 보고서는 친밀한 관계 내 여성폭력 현황을 담은 국가 통계가 부재해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분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여성의전화는 친밀한 관계 내 여성살해 실태 파악을 위한 통계를 내고 있지만, 국가는 여전히 여성살해 범죄와 관련된 현황을 제대로 파악조차 않고 있다”며 “범죄 피해자와 관계자의 성별 및 관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