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재명 '낙선 인사'에 지지자들 눈물..'패배 유력' 뜨자 의원들 "이재명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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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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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 90도 숙여 인사

2분 간의 대국민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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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새벽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20대 대선 패배를 선언하는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20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자 “윤석열 후보님께 축하의 인사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새벽 3시48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당선인께서 분열과 갈등을 넘어 통합과 화합의 시대를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전국에서 일상을 뒤로하고 함께 해주신 많은 국민 여러분, 또 밤낮 없이 땀흘린 선대위 동지들과 자원봉사자, 당원 동지들과 지지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에 고마움을 전한다”며 “모든 것은 다 저의 부족함 때문이다. 여러분의 패배도, 민주당의 패배도 아니다. 모든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여전히 우리 국민을 믿는다. 우리 국민은 위대했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높은 투표율로 높은 민주의식을 보여주셨다”며 “여러분이 있는 한 대한민국은 계속 전진할 것이다. 하루 빨리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게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약 2분 간의 대국민 메시지 발표를 마치고 이 후보는 허리를 90도 숙여 인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묵묵히 박수를 쳤다.


앞서 민주당사 앞에 모인 지지자들은 이 후보가 도착하자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후보가 발표를 마치고 당사를 떠나는 과정에 일부 지지자들과 의원들은 눈물을 보였다.


앞서 민주당 20대 대선 개표 상황실이 마련된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장은 이날 새벽 2시13분 침울한 분위기로 휩싸였다. KBS 선거 방송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당선 유력’이 떴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새벽 2시30분을 넘어 경기 성남시 자택을 나와 여의도 당사로 향하는 화면이 나오자 의원들은 무거운 침묵만을 보였다.


새벽 2시42분 우상호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과 의원들이 모두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 본부장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며 “이재명”을 한번 외치자 의원들도 “화이팅”을 한번 외쳤다. 이후 의원들은 이 후보를 만나러 당사로 향했다.


상황실의 무거운 침묵은 0시30분쯤 개표율이 50%를 넘었을 때부터 사실상 시작됐다. 개표 초반과 달리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역전한 득표 결과가 나온 데 이어 격차도 벌어지는 추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후 우 본부장과 김영진 선대위 총괄본부장 등 의원들이 개표 상황실에 속속 들어왔지만, 대부분 개표 방송이나 스마트폰만 뚫어지게 볼 뿐이었다.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전날(9일) 오후 7시30분 상황실에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일제히 함성을 질렀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기류다.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47.8%)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8.4%)에게 0.6%포인트 차이로 뒤지는 ‘초박빙’ 결과가 나오면서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기존 여론조사 결과에 비해 격차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함성과 박수갈채를 보내며 “이재명”을 열 번 연호했다. ‘망치 피습’으로 머리를 다쳐 파란색 비니 모자를 쓴 송영길 대표는 ‘엄지 척’ 제스처를 보였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안도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JTBC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48.4%)가 윤 후보(47.7%)를 앞서자 박수와 함성 소리는 더 커졌다. 참석자들은 다시 “이재명”을 외치며 환호했다.


민주당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은 KBS 인터뷰에서 “크게 고무되어 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도 SBS 인터뷰에서 “이 후보가 상승 추세였기 때문에, 1% 내 접전이 돼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의 지역별 득표율이 나오자 희비는 엇갈렸다. 경기지사를 지낸 이 후보의 ‘본진’ 경기도에서 이 후보가 앞서자 함성 소리가 터져나왔다. 인천에서도 이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나오자 “와아!” 외침이 곳곳에서 나왔다. 윤 후보에게 다소 뒤진 부산 득표율에는 박수와 함성 없이 “파이팅” 외마디만 나왔다. 경남과 울산에서 각각 39%대 득표율이 나오자 선전했다는 듯 박수와 함성 소리가 울려퍼졌고,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24%대를 기록하자 “오우!”라며 놀란 듯한 외침이 들렸다.


당 핵심 기반인 호남의 출구조사 결과에 의원들은 큰 소리로 환호했다. 선거운동 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호남 지지율이 70% 안팎에 머물며 당내 우려도 컸지만, 광주·전남·전북 출구조사 득표율이 각각 83% 안팎으로 나타나자 ‘압승’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후보별 우세 예측 지역이 윤 후보 7곳, 이 후보 4곳으로 나올 때는 분위기가 다소 침체됐다.ㅣ경향신문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