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꽃놀이 패’ 쥔 사우디·UAE 왕실, 바이든과 통화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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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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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수주 전 두 왕정의 왕세자 바이든 전화 통화 제의 거부”

美, 원유 공급 받고 예멘 반군 공격 대응용 방어 지원 제안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 금지에 나선 가운데, 러시아산의 공백을 메우고자 중동의 석유 왕가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수주 째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아랍에미리트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왕세제는 몇 주전 바이든 대통령의 전화 통화 제의를 거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 러시아 제재에 따른 고유가를 잠재우기 위해 서방 동맹국들과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고, 친(親) 러시아 국가 베네수엘라와도 제재 완화를 내걸어 협상 중이다.


미국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주요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에게는 원유를 얻어내는 대신 양국의 골치 거리인 예멘의 반정부 무장 세력의 공격을 막는 걸 미국이 돕는 복안을 갖고 있다.


한 미국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과 두 왕국 실세와의)전화 통화에 대한 기대가 있었으나 일어나지 않았다"며 "이건 (사우디 석유의) 마개를 열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와 아부다비 왕국의 두 후계자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대화는 거부했지만,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전화 통화를 했다. 이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통화했다. 한 사우디 당국자는 미국이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우크라이나 사태의 중재를 요청했으며, 이에 사우디 왕국은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조만간 무함마드 왕세자와 전화 통화를 한다거나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할 계획은 없다고 확인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9일 86세로 실권이 없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 아지즈 국왕과는 대화를 나눠 양국의 오랜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UAE 외교부도 바이든 대통령과 셰이크 무함마드 왕세제와의 전화통화 일정이 재조정될 것이라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문제는 바이든 정부 들어 미국과 중동 국가들의 관계가 악화돼 왔다는 점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2018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암살 배후로 지목받은 뒤 미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카슈끄지는 워싱턴포스트(WP)에도 자주 기고했으며, 터키 사우디 영사관에서 토막 살해 됐다.


바이든 행정부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승인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미 중앙정보국(CIA) 보고서가 작년 2월 공개된 이후 그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무함마드 왕세자는 최근 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죄가 입증되기 전까지 무죄로 보는 것이 원칙인데, (이 문제 관련해) 나의 인권이 침해됐다고 느낀다"며 마음 속 앙금을 내비쳤다.


사우디와 함께 에멘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고 있는 UAE도 미국의 중동 정세 대응을 우려하고 있다. 후티 반군 배후에는 이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두 국가는 미국이 주변 안보 문제는 다루 지 않은 채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백악관은 국제 유가가 배럴 당 130달러대까지 급등하고,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가로 치솟은 상황에서 두 산유국과의 관계를 복원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중동 담당, 아모스 호흐슈타인 미 국무부 에너지 대사는 지난달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찾아 관계 복원을 시도했다. 맥거크 조정관은 이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셰이크 무함마드 왕세제와도 만나 의견을 나눴다.


한 미국 당국자는 WSJ에 바이든 정부가 사우디와 UAE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으며, 앞으로 몇 달 안에 두 국가 방어력 구축에 미국이 더 많을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