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UAE 화성임무 책임자 "우주개발 국가경쟁 아냐...인류 위한 협력 계속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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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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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우주 임무를 국가적 자부심으로 보고 경쟁하는 경향이 있지만, 우리는 협력의 결과물로 봅니다. 폭넓은 협력이 있었기에 화성탐사선 개발도 짧은 시간에 끝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22일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에서 만난 옴란 샤라프 UAE 화성탐사 프로젝트 총괄책임자는 우주산업에 막 받을 내딛은 UAE가 6년만에 화성탐사선을 개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UAE는 지난 2014년 화상탐사선 ‘아말’을 개발하기 시작해 6년만인 2020년 7월 발사했다. 약 반년 뒤인 지난해 2월 세계에서 5번째로 화성 궤도 진입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하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샤라프 총괄책임자는 “UAE는 과거 무역의 중심지였지만 이제는 경쟁력 있는 새로운 지식경제가 요구되고 있다”라며 “혁신을 위해 과학기술 분야를 발전시켜야 했고, 그 첫 번째 프로젝트가 우주산업”이라고 말했다.


높은 기술력과 큰 자본으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우주산업부터 뛰어든 이유에 대해 샤라프 총괄책임자는 “우주임무를 수행하면 고급 기술과 기계공학, 전기공학, 컴퓨터공학 등 전문가들이 자연스레 양성되기 때문”이라며 “UAE의 전체 과학기술 역량을 높일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우주임무 경험이 미비했던 UAE는 도움의 손길을 찾아 나섰다. 첫 번째가 한국이었다. UAE는 한국 인공위성 제조기업 쎄트렉아이에 지구관측위성인 두바이샛1호와 2호의 제조를 의뢰했다. 개발과정에는 UAE 엔지니어들도 참여했다.


이때 참여한 엔지니어 중 한 명인 샤라프 총괄책임자는 한국에 7년간 머물렀다. 인터뷰 전날도 두바이 시내에서 ‘서울소스’라는 한국음식을 먹었다는 샤라프 총괄책임자는 “두바이샛은 UAE가 50%, 한국이 50%를 개발한 것이나 다름없다”라며 “이 과정에서 위성개발 관련 지식을 전수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3년 11월 두바이샛2호 발사 하루 전,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UAE 부통령 겸 두바이 국왕이 화성탐사 프로젝트팀에 한 가지 요청을 해왔다. 건국 50주년이 되는 2020년까지 화성 탐사선을 개발해 달라는 것이었다.


샤라프 총괄 책임자는 “UAE는 건국 50주년에 새로운 메시지를 던지길 원했고, 국가의 혁신적인 변화를 위한 촉매제로 화성을 택했다”라며 “6년이란 짧은 개발 기간과 2억달러(약 2471억원)가 채 안 되는 적은 비용으로 목표를 달성할 방법을 강구해야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협력 연구진을 찾아 나섰다. 샤라프 총괄책임자는 “UAE는 위성을 싣고 나갈 우주선을 조립하고 시험하는 일을 해본 적이 없었다”라며 “예산이 매우 제한돼 있어서 수억달러의 비용을 들여 여러 시설을 짓고 새로 개발하는 대신 이를 임대하는 것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에 임무 설계와 개발, 운영은 UAE 연구진이 맡고, 우주선은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애리조나주립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에 의뢰했다. 일부 UAE 엔지니어들이 미국으로 건너가 우주선 개발에 참여하며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기도 했다.


샤라프 총괄책임자는 “이 임무에 있어서 우리의 국가 정체성 같은 것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라며 “UAE 엔지니어들과 미국인, 그리고 화성탐사선 발사지의 일본인들 모두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샤라프 총괄책임자는 “과학기술이 좋은 점은 정치인들이 할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라며 “냉전시대 절정이었을 때도 미국과 구소련 두 나라의 과학자들이 함께 협력했듯 과학은 국가들을 하나로 묶는 도구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한국 우주개발이 국산화에 치중하고 있는 것에 대해 “UAE는 물 부족을 해결해야 하지만 한국은 어느 곳에서나 물이 풍족하듯 국가마다 개발 방향에 차이는 있다”라며 “우리는 경쟁 같은 건 마음에 두지 않고, 전 지구적으로 도움이 될 우주개발과 화성탐사에 얼마나 더 빨리 다가갈 수 있는지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지속 협력을 통한 우주개발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동아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