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가 빚의 4배…'시한폭탄' 러 기업 디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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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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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급기한을 하루 넘겨 달러화로 국채 이자를 상환하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넘긴 러시아에서 기업발(發)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제 때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회사채 이자가 쌓이면서 위기감을 키우는 분위기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 기업들이 부채 상환에 고군분투하며 세계 금융시장에서의 고립을 실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주 러시아의 철강업체 세베르스탈로부터 지불기한 내에 1260만달러의 이자를 받지 못했으며, 유예기간이 끝나는 이번주까지 이를 상환하지 않으면 회사는 디폴트 위기에 놓이게 된다. 세베르스탈은 성명을 통해 "회사는 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지급대리 역할을 하는 은행의 지점에서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제철기업 에브라즈 그룹은 지난 21일 1890만달러의 이자를 지급했으나, 해당 자금은 거래은행인 소시에떼제네랄에 의해 차단됐다. 에브라즈는 서방의 제재를 받은 러시아 억만장자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이밖에 비료업체 유로켐 그룹이 1925만달러의 이자지급을 차단당했고, 금광업체 폴리어스와 국영운송업체 러시안레일웨이스 등도 몇 주 안에 지불기한이 도래한다.


러시아 기업의 대외부채는 국채보다 규모가 커 디폴트 확산시 여파를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윌리엄 잭슨은 "러시아 회사채 디폴트의 전주곡이 될 것이라는 점이 큰 위험"이라면서 "러시아 기업의 대외부채는 국가 대외부채의 4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토론토 도미니언 은행의 포트폴리오 전략 책임자 크리스티안 마지오는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남은 기간과 향후 12~18개월 동안 더 많은 이자 지급과 상환이 예정돼있다"면서 "시장은 지불 기한이 도래할 때마다 긴장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금융 서비스 업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SPGI)은 다음달 15일 전에 모든 러시아 법인에 대한 등급을 철회했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