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젤렌스키 '국방색 티셔츠' 단벌 패션 고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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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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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각국 의회연설·언론 인터뷰서 티셔츠 착용

NYT "우크라 힘과 애국심 상징으로 자리매김"

“우크라 국민과 연대 표현하고 세계인 공감 유도”

사치품 애호가·독재 권력자 '푸틴'과 극명한 대조 효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올리브색’ 티셔츠는 이제 우크라이나인의 힘과 애국심의 상징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 이후 항상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고 카메라 앞에 앉았다. 국민들과 소통할 때에도, 국제사회에 적극적인 조치를 호소할 때에도 한결같이 올리브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NYT는 우크라이나의 항전을 이끌며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티셔츠 패션에 주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민들의 사기 고취를 위한 소셜미디어(SNS) 동영상을 비롯해 유럽·미국 의회 연설, CNN방송과의 인터뷰 등 무게 있는 자리에서도 정치인의 전형적인 수트 스타일이 아닌 티셔츠 차림을 고수했다.


이 때문에 “무례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미 경제학자 피터 쉬프는 트위터를 통해 “힘든 건 알겠지만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수트 한 벌이 없나”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티셔츠 차림은 미 의원들을 무시한 행색이었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대해 바네사 프리드먼 NYT 패션비평가는 “잘못된 비판”이라고 일침했다. 그는 “오히려 국민과의 유대감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대조를 보여준 훌륭한 패션”이라고 추켜세웠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티셔츠는 그가 국민과 함께하며 전쟁의 고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했다. 아울러 일상적인 의상인 만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초현실적인 상황을 현실처럼 느끼도록 만들어 주고 있다. 이는 많은 사람들의 감정이입과 공감을 유도하는 데에도 기여하고 있다.


NYT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중절모와 나비넥타이를 착용해 군 통수권자로서 격식을 차리면서 시선을 끌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접근성이 좋은 티셔츠를 선택해 자신이 대표하는 국민과의 연대를 분명히 표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카르티에 선글래스, 파텍필립 손목시계 등 사치품을 애호하는 푸틴 대통령과의 대척점에 젤렌스키 대통령을 배치하는 효과도 가져왔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8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크림반도 합병 8주년 축하 연설에서 32만루블(약 380만원)에 달하는 ‘키튼’의 흰색 목폴라 니트와 67만 8000루블(약 1600만원)짜리 ‘로로피아나’ 외투를 걸치고 등장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NYT는 이같은 선명한 대조가 “일반 국민과 권력자를 각각 대변하면서 여론 형성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짚었다.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