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역사책 보다 파괴력 있는 '파친코' 日 네티즌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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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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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시리즈 '파친코'에 일본 네티즌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최근 공개된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Pachinko'는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하고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도서를 원작으로 한 '파친코'는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까지 조선 땅의 조선인들, 일본에서 살아남은 자이니치(일본 내 한인)가 겪은 핍박의 연대기를 본격적으로 그렸다.


'파친코'는 그 내용 때문에 일본 네티즌들의 거센 반감을 얻고 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파친코'의 내용이 역사를 조작한 소설이고 한국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파친코'에 출연한 미국 배우가 한국의 거짓말에 속아 출연을 결정했다는 억지 주장은 물론 해당 배우가 SNS에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며 홍보 글을 올리자 악플을 남겼다. 또 '파친코' 작가가 북한 미사일 개발 자금을 지원했다는 루머를 퍼트리고 '파친코'에 호평을 보낸 해외 매체에 항의하기도 했다.


이는 '파친코'가 일제강점기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쌀 수탈, 강제징용, 위안부 등 일제에 탄압받던 조선인들의 모습, 일본으로 건너간 이들에게 벌어진 관동대지진 학살 등 역사적 사실을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일본인이 되는 대신 한국인으로 남아 일본에서 살아가는 자이니치들을 향한 일본 현지의 차별적 시선 역시 담겼다.


일본으로서는 자신들의 악행과 치부를 가감 없이 짚어낸 데다 해외 매체들의 연이은 호평이 쏟아지는 드라마가 가짜라고 주장하고 싶을 터.


그러나 '파친코' 제작진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 없이 담아내기 위해 20~40명에 달아하는 역사학자, 관동대지진 전문가 등에게 자문을 구했다. 왜곡 논란을 사전에 막기 위해 노력한 것. 역사학자 심용환은 최근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1920년대 사탕을 주는 장면을 찍기 전 그 시절에 사탕을 먹었는지, 어부가의 박자가 어땠는지 등 디테일하게 자문을 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파친코'는 다큐멘터리가 아닌 드라마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각본과 제작을 맡은 수 휴는 "역사를 참조하며 완벽하게 쓰려고 노력했다. 동시에 역사책처럼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라 감정을 다루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파친코'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전세계 시청자들이 인물들의 삶과 감정에 이입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탄탄히 구축하는데 신경을 쓴 작품이다.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자연스럽게, 딱딱한 역사책 한권보다 더 효과적으로 그 시절 조선에서 일어났던 비극을 알릴 수 있게 됐다. |뉴스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