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빅테크 수난시대, MS는 어떻게 정치권 ‘최애 기업’이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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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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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SW 시장의 독재자 이미지 완전히 씻어내

브래드 스미스 CLO, ‘법무경영’ 중요성 입증


빅테크 수난 시대라고 할 정도로 미국, 중국, 유럽 등지에서 거대 IT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와 철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때 소프트웨어 시장 독점의 아이콘처럼 여겨졌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히려 미 정치권뿐만 아니라 정부, 규제기관의 ‘모범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4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다른 대기업과 달리 정부 기관의 파트너로 인식되고 있으며 일부 과정에서는 특혜에 가까운 배려를 받고 있는 이유를 조명했다. 특히 MS의 대정부 전략의 핵심에 있는 브래드 스미스 최고법무책임자(CLO) 사장을 변화를 만들어낸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MS가 다른 IT 대기업보다 정부에 선호되고 있다는 사실은 최근 2~3년간 빅테크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공격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WSJ는 “지난 2020년 의회에서 4개 거대 IT 기업에 대해 공개 심문을 준비할 때 MS에게만 의원들에게 비공개 브리핑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며 “MS가 이처럼 다른 기업이 부러워할만한 지위를 얻게 된 것은 스미스 사장의 노력이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MS는 1990년대부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맹주인 인텔과 함께 ‘윈텔’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윈도우 운영체제(OS)로 소프트웨어 시장을 장악해왔다. 때문에 MS에게는 독재자의 이미지가 강했다. 독점적인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메신저나 오피스 프로그램, 익스플로러 등을 끼워 팔았다는 혐의로 각국 규제기관과 대립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20여년간 MS의 법무책임자를 맡아온 스미스 사장이 2015년 최고법무책임자 자리에 오른 이후 MS는 외부적 시선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본격화했다. 워싱턴에 있는 정치인에 대한 로비뿐만 아니라 대외적 이미지 개선, 규제 당국과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자처하며 시장 독점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정부 기관과 신뢰관계를 쌓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거대 IT 기업에 대한 정부와 규제기관의 전수조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하기도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스타트업의 공존을 위한 방향성과 관련해서는 정부를 끊임없이 설득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반독점 입법 과정에도 깊숙하게 개입해 효용성 있는 법안을 만드는데 기여하기도 했다. 지난해 구글과 페이스북이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내도록 한 호주 정부의 결정에는 대형 IT기업 중 거의 유일하게 지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MS에 대한 정부의 신뢰는 최근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아직 인수 합병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반독점 규제 당국의 허가가 남아있지만 업계에서는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인수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일부가 “정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대부분은 MS보다는 블리자드 내부에서 벌어진 성추문 문제 등을 문제 삼는 정도다.


이에 대해 WSJ는 “MS는 현재 750억달러에 달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빅딜’을 앞두고 규제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만약 애플, 아마존, 구글 등은 지금과 같은 엄중한 시기에 이처럼 큰 M&A를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할 것”이라며 “그만큼 MS가 정부로부터 받고 있는 신뢰가 두텁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