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0억 클럽’ 곽상도, 첫 공판서 모든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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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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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공문서 조작… 관여한 적 없다”

“왜 구속돼 재판 받아야 하는지 알려달라”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이 첫 공판에서 모든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곽 전 의원은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공판에 출석해 “아들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상여금을 받은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검찰은 아들이 받은 걸 제가 받았다고 하는데 아들 계좌추적 자료를 보면 제가 관여한 것은 한 푼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왜 구속돼 재판을 받아야 하는지 저도 알 수 있게 해달라.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에게 공소장 기재 등의 청탁을 받은 사실이 없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지만 증거 기록상 허구의 사실이 드러나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무 기여한 바 없는데 대가를 받았다는 식의 공소사실은 어불성설”이라며 “누구도 로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나오자 억지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검찰 공소사실에 등장하는 (국민의힘 내) 부동산특별조사위가 (공소사실 속 혐의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검찰이 답변해달라”고 해명을 요구했다. 이 특위는 이번 사건 뇌물 혐의의 직무와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운영과 관련해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지 못했고 알 수도 없었다”며 “아들 병채씨가 퇴직금과 상여금을 받은 사실도 언론을 통해 공론화될 무렵에야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병채씨가 사용한 돈은 국회의원 직무와 전혀 관련이 없다. 의원 재직 당시에도 화천대유 관련 일은 철저히 회피했다”며 “피고인과 김씨 사이에 대가라는 명시적·묵시적 합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로부터 하나금융지주 임직원을 상대로 (컨소시엄에) 잔류하도록 청탁받은 사실도 없다”며 “하나금융지주 측 임직원을 만나고 접촉한 사실이 없으며 간부가 누구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곽 전 의원은 지난 두 차례 공판준비기일 때도 검찰이 공소장에 적시된 혐의를 조작하며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1차 구속영장 속 혐의와 2차 구속영장 속 혐의, 기소 후 공소장 속 혐의가 일치하지 않다는 점을 언급하며 “검찰이 법원도 속였고, 피고인도 속였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을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1회씩 공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오는 17일 대장동 사업구조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정영학 회계사의 증인신문을 진행할 계획이다.


곽 전 의원은 2015년 3월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과정 등에 도움을 주고, 아들을 통해 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성과급 등 50억원(세후 약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6년 3~4월쯤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남 변호사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곽 전 의원은 아들의 퇴직금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의힘에서 탈당했고 지난해 10월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회는 지난해 11월 본회의를 열고 곽 전 의원의 사퇴안을 가결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