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시아, "핵무기 공격 가능한 조건있다"…4가지 경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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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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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무차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선제 핵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핵무기 사용 조건은 군 교범에 명백하게 나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관리들은 자국이 핵 전쟁을 막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도 핵 사용 가능성을 계속 경고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그루시코 외무차관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선제 핵공격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군사교리를 갖고 있다. 여기에 모든 것이 명백하게 적혀 있다"면서 "이는 다른 해석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언급한 공식 군사교리는 러시아가 핵무기 공격 또는 대량 살상 무기 공격을 당하거나 러시아 국가가 재래식 무기에 의해 존립을 위협받게 되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러시아연방의 핵억제 정책에 관한 기본 원칙'이라는 대통령령은 좀 더 상세하게 핵무기 사용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핵무기 사용 결정 권한은 대통령이 갖는다.


대통령령은 핵무기를 "전적인 억제 수단"으로 규정하고 4가지 사용 조건을 제시한다. △적군이 러시아 영토 또는 동맹국에 핵무기나 대량 살상 무기 공격을 할 경우 △러시아나 동맹국을 공격하는 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는 믿을 만한 정보를 입수한 경우 △러시아의 핵심 정부·군사 시설이 공격을 당해 핵전력 대응 행동이 약화될 경우 △러시아가 재래식 무기로 공격을 당해 존립을 위협받는 경우 등이다.


위 조건들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적대 행위'를 거론하며 짚은 내용들과 유사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대국민 연설에서 "무책임한 서방 정치인들이 계속 꾸준히 무례하게 조장한 근본적인 위협"을 거론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확장이 러시아로서는 "생사의 문제"라고도 했다.


지난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세계가 핵전쟁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현재 핵전쟁 위험은 실재하고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볼라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달 CNN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술 핵무기나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에 전 세계가 대비해야 한다"며 "그런 가능성은 진짜 정보가 아닐 수 있지만 사실일 수도 있기 때문에 나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에게 사람 생명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우린 두려워 말고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지난 7일 러시아가 전술핵을 사용할 위험을 서방이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다만 "현시점에서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 전개 또는 사용을 계획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지난 9일 2차 세계대전 전승절 기념 공군 퍼레이드 예행연습에서 핵전쟁이 났을 때 사용되는 공중 지휘통제기 일류신 IL-80을 공개했다. '심판의 날' 항공기로 불리는 이 지휘통제기는 당일 공군 퍼레이드가 취소돼 공식으로 등장하지 않았지만 예행연습에 등장한 것만으로 서방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전면적인 핵 전쟁 보단 전술 핵무기 사용 가능성

전면적인 핵 전쟁보다는 푸틴이 원하는 상황 타개 효과를 위해 '전술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술 핵무기는 '전략적 핵무기'와 구분된다. 전략적 핵무기가 대체로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이 상대 국가 영토까지 핵폭탄을 날릴 수 있을 정도의 사거리 긴 무기로 설명되는 반면, 전술 핵무기는 비교적 단거리일 때 사용할 수 있다.


러시아는 소형 폭탄과 미사일 등 2000여 개의 전술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술·전략 핵무기를 포함 총 6300여 개의 무기를 보유한 러시아는 세계 최대 핵무기 보유국이다. 전술 핵무기는 재래식 폭발물을 운반하는 데 사용되는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에 탑재될 수 있다. 또 항공기나 잠수함을 표적으로 하는 어뢰나 폭뢰로도 사용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특정 상황에서는 우크라이나에 작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고자 하는 유혹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패트리샤 루이스 채텀하우스 국제 안보 프로그램 책임자는 BBC에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으로 가는 문턱이 높다고 보지 않을 수도 있다. 오히려 재래식 군대의 일부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제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궁지에 몰렸다고 느끼거나 전략이 실패할 경우다. 푸틴이 교착 상태를 깨거나 패배를 피하기 위해 전술 핵무기를 '게임 체인저'로 쓸 수 있다는 우려다. 헤더 윌리엄스 런던 킹스 칼리지 핵 전문가는 "푸틴이 생각하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승리가 어떤 모습인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게 만드는 요인이 무엇일지 불분명하다는 게 문제"라고 주장했다.|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