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사우디, 쿠슈너 통해 이스라엘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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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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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사모펀드를 통해 이스라엘에 20억달러를 투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쿠슈너가 새로 설립한 사모펀드가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쿠슈너는 사모펀드 설립을 위해 30억달러가 넘는 돈을 끌어들였으며 이 가운데 20억달러는 사우디 국부펀드인 사우디공공투자펀드(PIF)에서 나왔다.


■ 사우디, 이스라엘 스타트업들에 투자

소식통들에 따르면 쿠슈너가 설립한 사모펀드 어퍼니티 파트너스는 이미 투자할 첫번째 이스라엘 스타트업 2곳도 선정했다.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아직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았지만 PIF의 투자는 양국간 경제 협력이 점점 긴밀해지고 있고, 이를 발판으로 양국 수교로까지 진행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스라엘은 오랜 갈등을 딛고 사우디 최고 맹방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를 비롯한 아랍 국가들과 경제·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란이라는 공동의 적이 양자 사이를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사우디 국부펀드의 이스라엘 투자를 연결시킨 쿠슈너는 이른바 '아브라함 합의'라고 부르는 중동 평화협상 산파 역할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인 2020년 9월 UAE와 이스라엘은 백악관에서 미국의 중재로 포괄적인 협력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는 바레인도 서명했다.


사우디의 이스라엘 투자는 쿠슈너와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간 끈끈한 유대도 한 몫 했다.


트럼프 시절 무보수로 백악관 선임고문 역할을 맡았던 쿠슈너는 빈살만 왕세자 등 중동 지역 실권자들과 유대를 강화했고, 당시의 후광과 끈을 이용해 백악관을 떠난 뒤 중동지역 자금을 토대로 사모펀드를 설립했다. 사모펀드는 투자가 성공하건 실패하건 막대한 수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 이스라엘 기업들도 사우디 진출 가능

사우디는 쿠슈너 사모펀드에 자금을 대면서 몇 가지 합의를 했다.


쿠슈너를 통해 사우디 국부펀드가 이스라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한편 그 반대로 이스라엘 기업들이 쿠슈너를 통해 사우디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도록 물꼬를 튼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쿠슈너는 협상팀과 함께 사우디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이스라엘과 협력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라는 '중동의 실리콘밸리'를 '아브라함 합의'에 서명한 이웃 국가들에 빼앗길 것이라고 설득했다.


사우디 실권자인 빈살만 왕세자는 쿠슈너의 설득에 넘어갔다.


자신이 투자를 책임지는 PIF가 쿠슈너의 어퍼니티에 투자토록 허락한 것이다.


자산운용 규모가 6000억달러에 이르는 PIF는 회장이 빈살만이고, 장관을 비롯해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PIF는 사우디의 석유 이후를 대비한 경제 구조 전환 임무도 맡고 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투자는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한 방편이기도 하다.


빈살만은 PIF가 5000억달러를 들여 추진하는 미래 도시 네옴(Neom)에 이스라엘 기업들이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기술, 사이버보안 등의 이스라엘 기업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2020년 11월에는 당시 이스라엘 총리였던 벤야민 네타냐후를 네옴에서 만나 사우디가 '아브라함 합의'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