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LF "입으라 했는데 오히려 벗었다"…'착용 의무' 반발, 아프간 여성들

페이지 정보

작성일 22-05-12

본문

무장단체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의 부르카 착용이 의무화되자 공포 통치 속에서도 반발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AFP통신은 지난 7일 최고 지도자 히바툴라 아쿤드자다의 이름으로 여성의 공공장소 차도리 착용 의무화를 발표하자 현지 여성과 국제사회의 우려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고 9일 보도했다.


차도리는 머리에서 발가락까지 가리는 이슬람 복장의 부르카다. 일반적인 부르카는 눈 부위만 망사로 뚫린 채 얼굴 등 몸 전체를 가린다.


여성 운동가 타흐미나 타함은 탈레반의 발표와 관련 "나는 수감되고 있다"며 "인간인데 자유를 박탈당했다"고 주장했다.


아쿤드자다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매우 연로하거나 어리지 않는다면 여성은 눈을 제외한 얼굴을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출할 때 얼굴을 가리지 않는다면 해당 여성의 가족이나 친척들은 투옥되거나 정부에서 해고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서부 대도시 헤라트에서 조산사로 일하는 아지타 하비비는 "여성의 손과 얼굴이 가려져야 한다는 말이 어디 있느냐"며 반문했다.


비정부기구(NGO)에서 일했던 경력이 있는 라일라 사하르는 "내가 부르카를 입기로 결정한 것은 가족이 처벌받지 않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부 대도시에서는 지시를 거부하는 움직임도 포착됐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헤라트 주민 파티마 레자이는 많은 여성이 탈레반의 명령에 저항하고 있으며 강제로 도입된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AFP통신에 따르면 헤라트와 수도 카블 등 대도시에 있는 상당수 여성들은 탈레반의 포고령 발표에도 불구하고 얼굴을 가리지 않았다.


국제사회도 우려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은 탈레반의 이번 발표가 걱정스럽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도 "아프간 여성이 지난 20년간 획득하고 누려온 권리가 약화하고 있는 점이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을 재집권한 탈레반은 초기에는 여성 인권 존중 유화책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다사 과거로 돌아가는 분위기다.|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