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스포츠 날 것 그대로의 야구, ‘최강야구’ 지금까지 야구예능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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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2-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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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에게 KBO 리그 시즌이 있는 기간 월요일은 가장 무료한 하루로 꼽힌다.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월요일을 공식 휴식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주중, 주말 시리즈를 거쳐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꿀맛 같은 날이지만 야구팬들에게는 심심하기 그지없다. 다른 일에도 몰두해보고 신경을 써보지만 자기도 모르게 각종 야구관련 커뮤니티나 기사를 찾아보는 일은 어쩔 수 없다.


그런 이들에게 모처럼 월요일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겼다. JTBC에서 지난 6일부터 방송을 시작한 ‘최강야구’ 때문이다. 채널A에서 지난 2017년 ‘도시어부’ 그리고 지난해 ‘강철부대’ 시리즈를 성공시킨 장시원PD가 JTBC로 이적해 선보이는 첫 번째 작품이다. ‘낚시’나 ‘군대’ 등 성인남성들이 열광하는 소재를 갖고 쉴 틈 없는 기세로 몰아붙이는 편집 스타일은 그대로다. 그는 이번에 또 하나 ‘남자의 로망’인 야구를 택했다.


이미 TV에는 KBS1 ‘청춘야구단:아직은 낫 아웃’, MBN ‘빽 투 더 그라운드’ 등의 야구 예능이 이미 번성해 있었지만 장PD의 야구예능은 또 달랐다. 그가 낚시나 군대에서 재미를 길어올리는 방식 그대로 ‘최강야구’에서도 다른 예능적인 요소를 걷어내고 야구라는 종목 자체가 주는 박진감과 현장감을 주된 포인트로 잡았다.

이러한 그의 각오는 프로그램의 규모에서도 드러난다. 주로 수도권 교외의 야외 아마추어 구장을 배경으로 했던 다른 프로그램과 다르게 ‘최강야구’는 우리나라에서 단 하나 뿐인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을 섭외했다. 여기서 경기가 없는 월요일에 대관을 해 경기를 펼친다. 그리고 첫 상대로는 ‘초고교급 투수’로 불리는 심준석이 소속된 고교최강 덕수고를 골랐다. 1회에서 제작에 230여 명 가까운 스태프를 투입하고 프로야구 중계 못지않은 카메라를 배치하는 것으로 화제가 됐다.


또한 라인업도 화려하다. 은퇴 4년 반이 된 감독 이승엽을 제외하고는 거의 은퇴 3년이 안 된 정예를 골랐다. 투수로는 프로통산 100승을 넘긴 장원삼, 송승준, 유희관에 심수창이 합류했고 야수로도 리그 통산 최다안타 타이틀 홀더인 박용택을 비롯해 정근우, 정의윤, 정성훈, 이택근, 이홍구, 서동욱 등이 출연한다. 중계진 역시 이번 프로그램을 위해 퇴사도 불사했다는 정용검 캐스터와 MBC스포츠플러스의 김선우 위원이 실재감을 더한다.

실제 야구경기에서는 도입될 수 없지만 선수들의 몸에 모두 달아놓은 마이크에서는 경기 중 생생한 소리가 집음된다. 투구 때의 기합소리와 타석에서 타구를 헛쳤을 때 나오는 선수들의 아쉬운 탄성 그리고 코치와 선수들이 주고받는 말들이 전달된다. 처음 단순한 ‘야구 동창회’ 정도를 예상했던 선수들에게 장시원PD는 “30경기 정도를 해서 승률 7할(21승)이 나오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고 선언한다. 은퇴선수들은 순식간에 현역시절의 긴장감으로 돌아간다.


화려한 ‘국대급’ 라인업의 선수들이 프로그램 폐지를 막기 위해 혼신을 다하는 모습. 강력한 도전자를 맞아 현역시절의 열정이 다시 나오는 모습은 야구팬들에게는 경이감으로 다가온다. 마흔이 넘는 나이로 안 되는 몸을 이끌고 태그업을 두 차례나 하는 정성훈의 모습은 감탄을 자아낸다. 이쯤 되면 ‘최강야구’라고 하기보다는 ‘진짜 야구’라고 해야할 것 같다. 야구팬들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장시원PD에 의해 대한민국 야구 예능의 역사도 새로 써지고 있다.|스포츠경향|